해마다 연말이 되면 학교나 직장에서는 크리스마스 씰을 홍보한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한 우체국 직원으로부터 시작된 크리스마스 씰은 당시 결핵으로 고통받던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모금액을 마련하기 위해 시작되었으며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결핵환자들을 돕기 위해 모금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결핵은 인류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질병이다. 기원전 7천년 경 석기시대의 화석에서도 결핵에 관한 내용이 나올 만큼 결핵은 인류와 항상 함께해왔다. 의학기술이 발달한 현재에도 많은 사람들이 결핵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으며 심지어는 목숨을 잃는다. 현재도 약 20억 명의 인구가 결핵균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결핵은 현재에도 무서운 질병이다.

 
결핵은 1882년 독일의 세균학자 로버트 코흐가 처음으로 결핵의 병원체인 결핵균을 발견하여 그 원인이 밝혀졌다. 즉 결핵은 결핵균에 감염되어 걸린다. 폐결핵에 걸린 환자들로부터 나온 분비물이나 비말핵(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면 결핵균이 들어 있는 입자가 공기 중에 나와 수분이 적어지면서 날아다니기 쉬운 형태로 된 것)에 접촉하여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그 중에서 30%만 결핵균에 감염되며, 또 그들 중 10%만이 결핵에 걸린다. 나머지 보균자들은 평생 걸리지 않거나, 혹은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걸린다.
 
보통 결핵의 초기 증상은 감기의 그것과 유사하기에 구별하기가 쉽지가 않다. 따라서 증상만으로 결핵을 진단하기는 어려우며, 2주 이상 감기 증상이 지속된다면 병원에 방문하여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성인 폐결핵 환자의 흔한 초기 증상으로는 잦은 기침, 객혈, 발열, 전신적인 무력감과 미열, 체중감소를 꼽을 수 있다. 결핵은 발병하는 부위(폐, 흉막, 림프절, 척추, 뇌, 신장, 위장관 등)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림프절 결핵이면 전신 증상과 함께 목 부위 혹은 겨드랑이 부위의 림프절이 커지면서 동통이나 압통을 느낄 수가 있고, 척추 결핵이면 허리에 통증을 느끼며, 결핵성 뇌막염이면 두통과 구토,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과거와 달리 결핵은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니다. 6개월 이상의 꾸준한 관리와 약 복용을 통해 충분히 완치될 수 있다. 결핵의 치료는 1차 치료와 2차 치료로 나뉜다. 대부분 1차 치료의 방법을 통해 완치가 가능하지만, 1차 치료에 실패하여 내성이 생긴 경우에는 2차 치료의 단계로 넘어간다. 1차 약제는 1차 치료에 사용되는 항결핵제다.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적어서 대부분의 환자들이 6개월 간 1차 약제들을 복용하여 완치된다. 주의해야할 점은 임의로 투약을 중단하면 일부 결핵균들이 약에 내성을 가지게 되어 완치되지 못하고 2차 치료로 넘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2차 치료의 경우 기존에 복용하던 약의 종류를 바꿔 더 오래 동안 복용기간을 가지게 된다. 꾸준한 치료제 복용이 결핵 완치의 핵심인 셈이다.
 
결핵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기본적인 공기순환, 즉 환기를 해주는 것이다. 결핵도 균으로 인한 전염병이기에 공기 중의 결핵균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환기가 필요하다. 또한 결핵 환자들도 마스크를 쓰고 다니거나 기침을 할 시 입을 막는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예방 약제를 통한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비시지(BCG) 예방주사가 가장 효과적인 예방 약제다. 비시지는 우형 결핵균의 독성을 약하게 하여 만든 것으로 사람에게는 병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결핵에 대한 면역을 갖게 하는 백신이다. 결핵균에 감염되기 전 비씨지 접종을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발병률이 1/5로 줄어드는데, 이 효과는 10년 이상 지속된다. 특히 비시지는 폐결핵뿐 아니라 사망률이 높은 소아의 결핵성 뇌막염이나 속립성 결핵(좁쌀결핵) 예방효과가 높기 때문에 가능한 한 출생 후 1개월 이내에 비시지를 접종하도록 하고 있다.
 
현대 사람들은 결핵을 ‘잊혀진 질병’, ‘과거의 질병’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지만 결핵은 여전히 우리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으며 나 또한 언제든지 결핵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결핵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해야하며 예방주사를 맞거나 평소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할 것이다.
 
<자료제공 편안연세내과 최소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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