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프레스 = 조희선 기자] 간통죄가 폐지된 지 사흘 만인 1일 기혼자끼리의 만남을 주선해주는 온라인 사이트가 이런 표어를 내걸고 등장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기혼자들 간의 소개팅 사이트인 '기혼자닷컴'은 이달 25일 공식 서비스 시작에 앞서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e메일 주소를 입력하면 5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무료로 주겠다며 회원들을 모으고 있다. 

기혼자닷컴은 간통죄 폐지를 예견하고 지난해 4월 미리 홈페이지를 만들고 회원 신청을 받아왔는데 1일 현재 가입 신청자가 2300여 명에 이른다.
 
애슐리메디슨은, 인생은 짧아요, 바람을 피세요’(Life is Short. Have an Affair)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2001년 캐나다에서 처음 만들어진, 36개국 2500만명이 가입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 기혼자 대상 소셜 데이팅 사이트다. 캐나다 회사인 애슐리메디슨은 ‘바람을 피우는 배우자를 찾는 데 있어 가장 성공적인 웹사이트’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는 애슐리메디슨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의견을 받아 작년에 사이트 차단조치라는 철퇴를 내렸다.
 
이에 따라 기혼자닷컴은 방통위의 차단조치를 피하도록 수위를 조절 할 예정이다. 방통위가 애슐리메디슨에 문제 삼은 대목은 ‘회원가입 시 개인의 성적 취향, 성관계 의사 등을 표시토록 하여, 회원 간 만남을 중개한 것’과 ‘다수 회원의 자기소개를 통해, 성관계를 포함한 만남을 원하는 내용 등을 게재한 것’이다.
 
기혼자닷컴은 ‘기혼자도 때론 외롭다’ 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본격 영업을 시작 했다. 외로움을 느끼는 기혼자들을 대상으로 사이버 상에서의 소통공간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서비스 형태는 애슐리메디슨과 비슷하다. 기혼자 데이팅을 원하는 기혼자가 프로필을 작성해 올리면 성향에 맞춰 파트너를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다른 소셜 데이팅 서비스와 달리 모든 정보는 철저하게 비밀이 보장되며, 계정삭제 및 탈퇴도 자유롭다.
 
기혼자닷컴의 수익모델은 부분 유료화로서, 기혼자 데이팅을 원하는 상대방에게 연락 또는 라이브채팅을 시도할 시, 이용료가 부과된다. 여성 기혼자는 무료다.
 
기혼자닷컴은 결혼했어도 가끔씩 외로워하는 기혼자들에게 온라인상에서 소통 공간을 제공해주는 서비스일 뿐 불륜이나 간통을 조장하는 게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부부생활에서 오는 말 못할 고민과 갈등을 결혼 경험이 있는 다른 이성과 함께 나누면 더 쉽게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논리다. 프로필에 성적 취향을 기재하는 일이나 성관계를 전제로 만나는 것을 금지하고, 알몸 등 선정적인 사진은 사전에 걸러내겠다는 다짐도 내놓고 있다.
 
간통죄가 폐지되면서 이 사이트가 노골적으로 성매매를 알선하거나 알몸 사진 등을 싣지 않는 한 규제할 근거는 마땅치 않다. 윤석민 기혼자닷컴 대표(48)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간통죄가 폐지된 이상 국가가 기혼자의 데이트 서비스를 규제할 수 없다"며 "나도 '돌싱'으로 기혼자와 독신으로 둘 다 살아봐 심정을 잘 안다. 외로움에는 기혼과 미혼의 구분이 없다"고 말했다.
 
 “우리는 단지 사이버 상에서의 소통공간을 제공할 뿐이다. 만일 이러한 소통공간을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대한 죄를 묻는다면, 불륜이 저질러 졌을 때, 불륜의 장소인 호텔이나 불륜의 연락 수단인 통신장치에도 마찬가지로 제재를 가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또 “간통죄가 위헌판결 났으므로 기혼자 데이팅 서비스를 국가가 규제할 수는 없을 것이며, 작년 방통위의 애슐리메디슨 서비스에 대한 차단조치 같은 조치를 기혼자닷컴에 행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번 간통죄 위헌판결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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