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프레스 = 조희선 기자] 청각장애가 있는 영국 의원이 의자 스피커에 몸을 기울인 것을 두고 ‘쉬고 있다’고 보도한 BBC 방송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BBC는 재빨리 사과했지만 왜곡 보도로 의원을 공격했다는 네티즌들의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영국 인디펜던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14일(현지시간) 하원이 ‘노동조합법안(Trade Union Bill)’ 법안을 찬성 317표, 반대 284표로 가결했다. 해당 법안은 파업 억제와 파업시 대체인력 투입허용 등을 골자로 한다.

그런데 현장을 중계하던 BBC 화면에 비스듬히 앉은 보수당의 알렉 쉘브루크 의원이 잡혔다. 이에 BBC는 “보수당 소속 알렉 쉘브루크가 회의 중 눈을 감고 있다(resting his eyes)”고 자막을 내보냈다. 먹잇감을 낚아챘다고 판단한 BBC의 결정이었다.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평소 듣는 데 문제가 있던 쉘브루크가 의자 스피커에 귀를 대려 몸을 기울인 것인데, 이를 오해한 BBC가 ‘쉬고 있다’고 보도한 것이었다. 다른 방송국 측이 캡처해 공개한 사진에는 같은 자세로 눈을 뜬 쉘브루크가 담겨 있다.

 
 

쉘브루크의 사연을 알게 된 BBC는 재빨리 사과했다. BBC는 15일 트위터에 “알렉 쉘브루크 하원 의원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청각장애 환자인 쉘브루크 의원이 스피커에 몸을 대고 있었다”고 밝혔다.

쉘브루크는 한 정치 블로그에서 “난 청각에 약간 문제가 있다”며 “의원들의 이야기를 더 잘 들으려 몸을 기울였던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논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던 중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BBC에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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