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프레스 = 조희선 기자] 미국의 한 결제시스템 전문 기업의 CEO가 직원들에게 약속한 액수의 급여를 지급하기 위해 본인 급여의 90%를 삭감해 화제가 되고 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등 14일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시애틀 소재의 카드결제 대행사인 그래비티페이먼트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댄 프라이스는 전체 직원들의 최저임금을 2017년까지 연 7만달러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장 올해 최저 임금을 5만달러로 올리고, 이후 해마다 1만달러씩 올려 2017년에 7만달러로 맞춘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발생하는 수익의 상당부분도 직원 급여로 환원하기로 했다. CNN머니는 이에 따라 약 30명의 이 회사 직원의 연봉이 두 배로 오르고, 다른 40명의 급여도 큰 폭으로 오르게 됐다고 전했다.
 
이 회사의 영업파트에서 일하는 필립 아크하반은 관련 인터뷰에서 "(프라이스의) 발표를 듣고 놀란 직원들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흘렀지만, 이내 환호성과 하이파이브 물결이 이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아크하반의 연봉은 4만3000달러에서 5만달러로 즉각 인상됐다.
 
올해 25세인 니델리스 오프티즈라는 이름의 여직원은 발표를 접한 후 가장 먼저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기쁨을 나눴다고 전했다. 푸에르토리코에서 어린시절 미국으로 건너온 후 줄곧 집 없이 지내야 했던 그는 입사 석달만에 3만6000달러에서 5만달러로 연봉이 인상되면서 부모의 연봉을 합친 것보다 많이 받게 됐다고 기뻐했다.
 
프라이스는 얼마전 개인의 행복지수가 연소득 7만달러 선을 전후해 크게 달라진다는 기사를 읽고 이 같은 변화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이스가 이 회사의 대주주일 뿐 아니라 유일한 다른 주주는 그의 형 루카스 뿐이라는 것도 이 같은 변화를 가능하게 했다.
 
그의 형 루카스는 동생의 결정에 대해 신중히 생각해 판단하라고 조언했지만 반대하지 않았다고 CNN머니는 덧붙였다. 더군다나 아직 미혼이어서 상대적으로 큰 부담 없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프라이스는 관련 소식이 보도되면서 100명에 가까운 다른 CEO들이 이메일과 문자메시지 등으로 그의 의도에 공감한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급여 인상분을 제외하고도 회사의 수익이 예년 수준을 유지하게 될 때까지 내 급여를 올리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급여 인상으로 직원의 사기가 오르고 회사의 이름도 널리 알려지면서 앞으로 2~3년 안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프라이스는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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