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프레스 = 조희선 기자]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차량을 정상 작동시키면 연비와 출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이 실험 결과로 확인됐다.

미국의 저명한 소비자 잡지 ‘컨슈머리포트’는 폭스바겐 2011년형 제타와 2015년형 제타 실험 결과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정상 작동시켜 주행하면 연비와 출력이 모두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컨슈머리포트가 실험한 모델은 EA 189 엔진을 장착한 2011년형 제타 스포츠웨건 TDI와 EA 288 엔진을 장착한 2015년형 제타 TDI 세단이다. 두 차 모두 폭스바겐이 미국에서 판매한 배출가스 조작 차량이다.

연비와 출력은 두 가지 방식으로 측정됐다. 한번은 도로 주행에서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작동하지 않도록 했다. 폭스바겐이 소프트웨어로 조작한 속임수 모드에서 연비와 출력을 측정한 것이다. 또 하나는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일반 도로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되게 한 뒤 주행 연비와 출력을 측정했다. 컨슈머리포트는 실험 결과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운전자들을 바꿔가며 여러 차례 측정했다.

2015 년형의 경우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96㎞)로 가속하는 시간이 속임수 모드에서 9.1초, 정상 모드에서 9.2초로 큰 차이가 없었다. 2011년형은 속임수 모드에서 9.9초를 기록했지만,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정상 작동시키자 10.5초로 늦어졌다.

연비 하락은 더 두드러졌다. 2011년형 연비는 속임수 모드에서 ℓ당 21.3㎞를 기록했지만, 정상 상황에서는 19.6㎞로 8% 하락했다. 2015년형도 ℓ당 22.5㎞에서 ℓ당 21.3㎞로 5.7% 줄었다.

제이크 피셔 컨슈머리포트 자동차 검사국장은 “엄청난 차이는 아니지만 폭스바겐 차량이 더 이상 연비가 좋은 경쟁 차량 사이에서 빼어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컨슈머리포트 실험 결과는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시키고 동시에 연비와 출력도 현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 폭스바겐의 리콜이 쉽지 않을 것임을 말해준다. 국내에서는 폭스바겐코리아가 딜러사들이 보유한 유로5 디젤차 재고 329대를 반품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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