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프레스 = 조희선 기자] "한 살과 두 살, 세 살 배기 아기들과 그들의 부모, 할머니가 지난 13일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주 사르민 마을에서 숨졌습니다."

시리아 정부군이 민간인에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학무기로 인해 세 아기가 발가벗겨진 채로 치료를 받다 죽어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상영된 후 의사 모하메드 테나리가 한 말이다.
 
시리아 현지에서 활동하는 의사 모하메드 테나리는 안전보장이사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시리아 북부에서 염소가스 공격으로 고통받는 것으로 보이는 피해자 동영상을 공개했다.
 
테나리는 영상 상영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치료소의 모든 사람이 표백제 같은 냄새를 맡았다"며 염소가스 사용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공격의 희생자 대부분이 어린아이와 여성들이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사린가스 공격 피해자인 시리아 남성과 함께 간담회에 나서 "국제사회에 대한 우리의 메시지는 제발 시리아에서의 죽음을 멈춰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영상이 상영되는 동안 안보리 회원국 대표들이 모두 눈물을 흘렸다고 간담회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구토를 하고 호흡 곤란을 일으키는 아이들 모습을 보면서 참석자들 모두 감정이 북받쳤다"며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이 없었고 일부는 흐느꼈다"고 말했다.
 
파워 대사는 이어 "모든 증거로 볼 때 (염소가스는) 헬리콥터에서 내려온 것인데, 헬리콥터는 시리아 정부군만이 가지고 있다"면서 공격을 일으킨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영상이 공개된 피해지역인 사르민 마을은 지난달 화학무기금지기구(OPCW)가 시리아 정부군의 염소가스 공격에 피해를 봤다고 지목한 곳이다.
 
당시 OPCW는 사르민 마을의 주택 1채에 지난달 16일 염소가스가 담긴 통폭탄이 떨어지면서 어린이 2명과 부모 등 6명이 숨지고 현지 주민 90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OPCW 조사단은 5년째로 접어드는 시리아 내전에서 염소가스가 조직적으로 사용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모두 염소가스가 담긴 통폭탄을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염소가스는 1997년 발효된 화학무기금지협정에 의해 무기로 사용하는 것이 금지됐고, 시리아는 2013년 이 협정에 가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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