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1990∼2008년 네 차례 합헌 결정...이번에는?

[코리아프레스 = 김유진 기자] 간통죄 처벌 조항의 헌법 위배 여부가 오는 26일 가려진다.
 
헌법재판소는 오는 26일 간통죄 처벌 조항이 헌법에 위배되는지 선고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헌재가 간통죄를 위헌으로 판단할 경우 과거 간통 혐의로 유죄 확정 판결을 선고받은 이들 중 일부가 재심을 청구할 수 잇게 된다.
 
형법 241조 1항은 '배우자 있는 자가 간통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그와 상간한 자도 같다'고 규정하고 있다. 벌금형 없이 징역형만 선고할 수 있어 양형이 비교적 센 편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간통죄를 폐지할 경우 성 관념이 문란해질 수 있다는 존치론과 성적 자기결정권이나 사생활 비밀의 침해를 우려하는 폐지론이 팽팽하게 대립해왔다.
 
헌재는 이 조항에 대해 1990∼2008년 네 차례 합헌 결정을 내렸다.
 
위헌 결정에는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의 위헌 의견이 필요하다. 1990년에는 위헌 의견이 3명에 불과했으나 2008년에는 위헌이나 헌법불합치 의견이 5명으로 합헌 의견을 넘어섰다.
 
이후 2011년 8월 의정부지법은 간통 혐의로 기소된 심모(52·여)씨 사건을 심리하던 중 간통죄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이밖에도 다수의 개인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당초 간통죄에 대한 헌재의 다섯번째 결정은 작년 하반기 선고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심리에 밀려 선고 시점이 다소 미뤄진 것.
 
종전 헌법재판소법 47조는 법이 제정된 때까지 위헌 조항의 효력이 상실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작년 5월 법 개정으로 '종전 합헌 결정이 있은 날의 다음 날'까지로 소급 범위가 축소됐다.
 
혼인빙자간음죄에 대한 위헌 결정 이후 나타난 것 같은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명분에서다.
 
이에 따라 형법이 제정된 1953년 이후 간통죄로 처벌받은 약 10만명 중 대부분은 재심이나 형사보상을 청구할 수 없게 됐다. 종전 합헌 결정이 난 2008년 10월 이후 형을 확정받은 사람은 수천명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법조계는 간통죄가 폐지되면 위자료 청구 등 민사·가사소송이 더 활발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밖에 간통죄 폐지는 다른 사건에도 파장을 미치게 된다.
 
헌재는 올해로 시행 10년째인 성매매 특별법의 위헌성을 심리하고 있다. 심판 대상 조항은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성매매 여성과 업주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주장하는 반면 학계와 여성계가 성매매 산업을 키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등 간통죄와 쟁점이 무관치 않은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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