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한 호텔에서 종적을 감춘 한국인 10대 남성이 이슬람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 가능성이 점점 무게를 얻고 있다. 대한민국 외교부는 10대 한국인 남성이 최근 터키와 시리아의 접경 지대인 킬리스에서 실종되어 그 소재를 파악 중에 있으며, 이 한국인이 '이슬람국가'(IS) 무장단체에 가담했는지에 대한 여부를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지난 8일 터키에 입국한 올해 18살인 한국인 남자가 이틀 뒤 시리아 국경에 인접해 있는 킬리스 지역에서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고 밝혔다. 실종 10대 김 군(18세)의 어머니는 "터키 현지에 하산이라는 이름의 친구가 있었다"며 "친구를 만나기 위해 터키 현지에 간 것이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김 군과 펜팔을 주고 받은 하산이 자신의 거주지역을 킬리스라고 밝혔는지에 대한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킬리스 지역은 외국인 지하디스트들이 몰래 국경을 넘어 IS 무장단체에 가담하는 주요 경로 중 하나로, 우리나라 측에서는 '적색 여행경보 지역'으로 설정해, 출입하지 않는 것을 권고하는 구역이다. 외교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군은 실종 당일인 10일, 국내에 있는 남동생가 10차례 가량 통화한 뒤 통화내역 자체가 더는 없는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때 IS 무장단체와의 직접적인 접촉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경찰 관계자는 "터키 실정 10대의 어머니는 국가정보원 요원이 김 군의 컴퓨터를 상세히 분석했으나 특별한 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면서 "김 군의 어머니는 본인의 아들이 IS에 가담했다는 것은 전혀 말이 안 되는 오보라고 주장했다"고 말을 아꼈다.

실종된 10대 남성 김 군의 컴퓨터에서는 IS를 상징하는 깃발이 이미지 파일 형태로 발견되었다.
실종된 10대 남성 김 군의 컴퓨터에서는 IS를 상징하는 깃발이 이미지 파일 형태로 발견되었다.

하지만 하산이라는 현지 친구가 평범한 펜팔 친구가 아닌 IS 무장단체 대원일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터키 실종 10대가 하산을 만나기 위해 킬리스까지 왔고 호텔을 나선 것 역시 그를 만나기 위해서였다고 하더라도,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오지에서 동행자에게 일언반구도 없이 자신의 짐을 모두 챙겨 호텔 체크아웃을 했다는 점은 역시 석연치 않다. 특히 호텔 직원은 호텔을 떠나는 김 군의 표정이 왠지 모르게 매우 불안해 보였다는 인터뷰를 더해 IS 가담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한편 김 군의 컴퓨터 배경화면에서는 IS 조직의 깃발이 발견되어 IS 가담 가능성이 쉽게 사그러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김한주 기자 hjkim@kore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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