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프레스 = 조희선 기자] 시리아에 평화가 오더라도 유럽으로의 난민 유입은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유럽연합(EU)의 외교안보 수장이 밝혔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시리아가 아닌 다른 지역 난민들이 계속 밀려올 것이라며 유럽이 근본적으로 난민정책을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게리니 대표는 2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신문 '라 레푸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시리아에서 전쟁이 진행돼 피난민이 시리아 영토 내에 800만 명, 국외에 400만 명이 있어 가장 눈에 띄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리아 내전이 끝나면 난민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착각해선 안된다"면서 "세계 곳곳에 전쟁과 굶주림과 비참함이 널려 있다"고 강조했다.

또 "기적적으로 내일 시리아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우리가 리비아를 재건하기 전까지는 리비아가 유럽으로 가는 난민들에게 문이 활짝 열린, 통제되지 않는 통로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비아가 안정되더라도 다른 중동·아프리카 국가들이 난민 발생지이자 유럽으로의 유입 통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모게리니 대표는 예상했다.

현재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 난민들은 리비아나 터키 등을 거쳐 지중해를 건넌 뒤 유럽 남부와 동부 지역 국가들을 통해 밀려들고 있다.

올해 들어 유럽 남부에 들어온 난민은 48만5천500명이며, 이 가운데 시리아인은 18만2천 명이다.

모게리니 대표는 난민을 유럽 전체의 문제로 보고 EU가 난민 정책과 규정을 대폭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개혁을 합의로 이루기를 바라지만 EU조약에 허용된 수단의 사용을 금기시해서는 안된다"고 말해 난민 수용 확대 등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가중다수결 투표 규정을 활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아민 아와드 유엔난민기구(UNHCR) 중동 아프리카 담당 조정관은 25일 시리아 내전이 종식되지 않으면 유럽은 수백만 명의 난민이 추가로 유입될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와드 조정관은 현재 하루 8천 명씩 유럽으로 이주자와 난민이 유입되고 있으나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리아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한, 인근 국가들의 난민 수용 여건이 안정되지 않는 한 몇 달 내에만 최소 50만 명 이상이 더 유럽으로 밀려들 것이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아와드 조정관은 "성과를 이룰 수 있는 나라들은 세계 정치와 안보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는 일에 책임있는 정부들"이라고 지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이 시리아 내전 종식에 책임이 있음을 돌려 말했다.

그는 "우리 세대의 지도자들은 시리아 문제가 세계의 문제로 더 커지기 전에 빨리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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