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프레스 = 조희선 기자] 중국의 저명한 인권변호사 가오즈성(高智晟·51)이 중국 인권 상황을 비판한 지 하루만에 다시 행방불명됐다고 영국 BBC방송 중문판이 2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중국 공안은 24일 산시(陝西)성 위린(楡林)현에 있는 가오 변호사의 자택에 대해 가택수사를 실시했고, 그후 가오 변호사가 실종됐다고 BBC는 전했다.

미국 기독교 인권단체인 두이화(對華)원조회(두이화)는 가오 변호사가 공안 당국에 다시 연행될 가능성을 예감하고 있었다면서 그의 행방불명 소식을 전했다.

중국 정치범 단속을 전담해온 공안부 산하 국내보위국(국보<國保>)은 가오 변호사가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수감중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폭로한 동영상이 23일 공개되자 하루만에 그를 전격 연행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작년 8월 3년 형기를 마치고 출옥한 가오 변호사는 지난 1월 찍은 이 동영상에서 수감중 전기봉으로 고문을 당하고 수감 기간 내내 독방에 갇혀 있었다고 폭로했다.

2008 년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던 가오 변호사는 5년만에 한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가 살아서 감옥을 나올 때마다 적에게 패배를 안겨주는 셈"이라며 "중국 체류는 신에게서 부여받은 사명이기 때문에 미국에 망명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가오 변호사는 부패한 관리들에게 토지를 뺏긴 농민과 지하교회 신도, 노동운동가 등의 인권보호에 앞장 서 당국에 미운 털이 박혔다.

그는 2010년 4월부터 약 20개월간 실종 상태에 있다가 2011년 12월 신화통신의 보도로 수감 사실이 알려졌다.

당시 신화통신은 가오즈성이 2006년 국가전복 선동죄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및 보호관찰을 선고받았다가 보호관찰 규정을 위반해 징역 3년을 살게 됐다고 보도했다.

두 이화 창설인인 푸시추(傅希秋) 목사는 "가오 변호사가 다시 구속될 것을 예감하면서도 전혀 두려워 하지 않았다"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25일 열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의 정상 회담에서 가오 변호사의 석방을 촉구할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미국으로 망명한 가오 변호사의 부인 겅허(耿和)도 오바마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가오 문제를 거론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데스몬드 투투(83) 명예대주교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등 노벨 평화상 수상자 12명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지난 2일 연명으로 공개 서한을 보내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복역중인 류샤오보(劉曉波·59)의 석방을 정식 요구하라고 촉구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반체제 인사로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이기도 한 류샤오보는 2009년 12월 국가 전복 선동 혐의로 징역 11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며 그의 부인 류샤(劉霞)도 가택연금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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