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임에도 비가 오지 않아 사회 전체가 멈춘 상태

[코리아프레스 = 김한주 기자] 브라질 사회에 전면적인 적신호가 켜졌다. 우리에게 '아마존의 나라'로 더욱 익숙한 브라질이 최근 극심한 가뭄으로 몇 달째 타들어가고 있다. 현지 언론과 주요 외신들은 브라질에 80년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이라고 앞다투어 보도했다. 쾨펜의 기후구분 상 열대기후 지역에 국토 대부분이 포함되는 브라질은 남반구에 위치하고 있어 10월부터 3월 사이가 덥고 습한 날씨로, 우기에 해당한다. 이때 내리는 비로 1년 치 농사에 필요한 물과 각종 생활양수, 발전용 수량을 충당하곤 했다. 브라질의 전력 생산은 70% 수력에 의존하는 상태에서 비가 오지 않아 사회 전체가 멈춰버렸다.

1월 첫째 주부터 셋째 주까지의 강우량만 비교해봐도 예년의 4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상파울루를 비롯한 주요 도시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수도꼭지에서는 물이 나오지 않고, 댐으로 이어지는 강바닥은 이미 갈라져 드러나버렸다. 물만 사라진 것이 아니다. 수력발전의 양이 턱없이 부족한 나머지 전기 공급이 차단되면서 도시의 빛마저 사라졌다. 몇 시간씩 정전이 지속되고 인터넷이 원활하지 않으며 지하철 역시 한 시간 이상 정차하기를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바닥은 말라붙은 채 이미 그 흉측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출처: 세계일보)
강바닥은 말라붙은 채 이미 그 흉측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출처: 세계일보)

이에 민심도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 400만명이 넘는 가뭄 피해자들 중 대다수의 사람들은 역시 빈곤층이다. 빈부격차가 극심한 브라질에서 빈곤층이 피해를 고스란히 입을 경우 민심의 분열은 물론 소득 양극화와 사회 양분화의 골이 더욱 더 깊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보는 전문가가 많다.

살인적인 가뭄이 자연재해임에도 불구하고 그 불만의 현 집권 여당인 노동자당(PT) 정부에 대한 불만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또한 일부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 도시화와 급진적인 개발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발전을 기획 진행한 결과가 이렇게 참담한 것"이라며 "고지대, 높은 인구밀도, 삼림파괴의 3박자가 브라질을 '가뭄지옥'으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태평양개발환경안보연구소의 피터 글레익 소장은 블룸버그와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브라질의가뭄은 물이 풍부한 곳이라도 항상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경고음"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코리아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