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버렸다는 오해로 비난 시달려온 극작가, 파안대소

소설가 '잭 케루악'의 젊었을 적 모습.
소설가 '잭 케루악'의 젊었을 적 모습.

잭 케루악이 새로운 장르의 작품을 쓰도록 계기를 마련해준 ‘전설의 편지’가 갑자기 나타나 화제다.

지난 50년 이상 그 편지를 버렸다는 오해로 시달려온 원로 극작가 거드 스턴(86)이 특히 반기고 있다.

스턴은 케루악이 "내 평생 읽어본 편지 중 가장 위대한 산문"이라 격찬한 그의 문학친구 닐 캐시디의 장장 1만6000단어의 긴 편지를 뱃전에서 바다로 던져버렸다는 설로 오랜 기간 비난을 받았다.

기자가 23일 이 편지가 샌프란시스코 부근의 한 주택에서 지난주 고스란히 발견되었다고 전하자 스턴은 "편지를 바다로 빠뜨렸다는 사람은 내가 맞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며 파안대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는 "그동안 나를 욕하는 문단의 글이 정식 발표된 것만도 최소 12편은 된다. 편지를 써서 욕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이제 50년만에 누명이 벗겨져서 정말 기쁘다"고 털어놨다.

캐시디는 마약을 한 환각 상태에서 사흘 동안 편지를 썼으며, 1950년 크리스마스 직전에 그 편지를 케루악에게 보냈다. 케루악은 그 편지를 읽고 나서 '길 위에서'의 초고를 단숨에 써내려갔고 이를 다시 특유의 "의식의 흐름" 스타일로 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비트 문학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문학이 탄생했고 문학사의 고전으로 자리잡았다. 마약에 취해 쓴 편지가 문학 장르의 새 지평을 연 셈이다.

만일 케루악이 1968년 스턴이 그 편지를 배에서 물 속에 버렸다고 말하지 않았더라면, 자동차 도둑에 마리화나 장사, 사기꾼 친구인 캐시디가 문학계의 거물로 남을 뻔 했던 사건이기도 했다.

문제의 편지는 케루악의 친구인 알렌 긴스버그가 1950년대에 출판을 희망해서 골든 구스 프레스 출판사에 보냈지만 당시 출판사를 접은 에머슨이 잡다한 문서와 함께 거래처 사람에게 넘겼고, 그는 그것을 지하실에 보관해 두었다.

문제의 편지를 포함한 이 문서들은 최근 경매회사 '프로파일 인 히스토리'에 의해 경매에 넘겨지면서 대중 앞에 모습을 다시 드러낸 바 있다. 이 편지들은 다음달 17일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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