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프레스 = 조희선 기자] "이태양이 오늘로 끝났다. 수술해야 할 것 같다."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복귀를 염두에 두고 있던 투수가 수술대에 올라야 하니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닐 터. 그렇다고 그냥 주저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보유한 전력으로 최상의 결과를 내야 한다.
 
일명 '토미존 서저리'라고 불리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은 공을 던지지 않는 다른 부위의 인대를 떼어 손상된 인대에 이어붙이는 수술이다. 수술은 채 1시간도 걸리지 않지만, 회복과 재활에 1년 안팎의 시간이 소요된다. 한 트레이닝 코치는 "수술 전과 같은 100%의 컨디션을 되찾으려면 대개 1년 6개월 정도는 걸린다"고 말했다.
 
이태양은 지난 15일 이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퓨처스리그 원정경기에 등판했지만 팔꿈치 통증으로 2이닝 3피안타 1실점 한 후 마운드를 내려갔다.
 
지난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 호투를 하며 한화 이글스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 이태양은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문제까지 해결하며 올시즌 기대를 불러모았지만 팔꿈치 수술로 안타깝게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사실 이태양은 지난해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서도 팔꿈치 통증으로 투구 훈련을 하지 않았다. 2013년까지 단 한 번도 풀타임을 소화하지 않았던 그가 153이닝이나 던졌으니 다소 무리가 갈 만했다. 시즌 막판 피로가 누적된 탓도 있었다.
 
마무리캠프 합류 이후에는 요코하마 미나미공제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다. 당시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이 나왔으나 상의 끝에 재활을 택했다. 공을 던지지 않았지만 러닝과 스트레칭으로 체력을 끌어올렸다. 김 감독은 "지난해 11월 병원에서는 이태양에게 수술해야 한다고 했지만 트레이닝 파트에서 재활로도 가능하다고 했다"며 "과거 감독에게 피해를 주기 싫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미 이태양의 복귀에 따른 선발진 운용 계획을 짜놓았다. 지금 한화 선발진은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와 쉐인 유먼, 안영명과 배영수, 유창식이다. 이태양이 돌아오면 유창식을 계투로 돌린다는 계산이었다. 그런데 이 계획도 틀어졌다. 지금 마무리 윤규진도 2군에 내려가 있어 전체적인 마운드 운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 감독은 이태양의 이탈에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고치와 오키나와 캠프를 거치며 만들려고 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태양의 정확한 수술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한화로선 이태양의 공백이 최소화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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