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취 득점 후 후반 아쉬운 동점골 허용, 팀웍이 숙제로 남아...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서울 이랜드FC 잘 싸웠다. 관중들 반응 대체로 긍정적
김재성, 패널티킥 성공시켜 역사적인 ‘이랜드FC 창단 첫골’ 기록

서울 이랜드FC 마틴 루니 초대 감독
서울 이랜드FC 마틴 루니 초대 감독

새로운 축구를 공언하며 출발한 서울이랜드FC가 창단 후 첫 챌린저리그 시험대를 무난히 통과했다.

29일 서울 잠실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015’ 2라운드가 서울 이랜드와 FC안양의 1-1 무승부로 끝나면서 관중들에게는 대체로 긍정직인 평가를 받았으며, 여타의 챌린지 시합과는 달리 경기장 분위기는 열기가 넘쳤다.

창단을 선언하고부터 다각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며 축구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던 서울 이랜드FC는 새로운 모습의 축구, 새로운 모습의 축구경기장을 슬로건으로 하여 색다른 모습을 연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누차 공언했었다.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 5천여 석의 일반석과 스카이박스, S, N 특별석이 관중으로 거의 꽉 채운 첫경기는 이랜드FC의 비젼을 밝게 해주는 듯 했다.

이날 입장객은 공식집계 4,342명에 85%가 유료 관중이라고 구단측이 밝혔고,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홈팀응원이었지만, 대부분의 자리가 빼곡하게 들어차 선수들의 멋진 연출에는 약속이라도 한 듯 함성과 저마다 각기 다른 응원가를 불러댔다.

29일 잠실운동장에 등장한 FC안양 서포터즈, 이날 이들의 함성은 K-리그 클래식 경기 못지 않았다.
29일 잠실운동장에 등장한 FC안양 서포터즈, 이날 이들의 함성은 K-리그 클래식 경기 못지 않았다.

이와 같은 응원의 부족함을 채우려는 듯 FC안양 서포터즈는 그간에 짜여진 레퍼토리를 마음껏 쏟아내 마치 이날 경기가 안양에서 열린 홈경기로 착각할 정도로 열렬한 응원을 쏟아냈다.

경기장 남쪽 골문 뒤에 늘어선 이동 먹거리 푸드트럭 부대도 이날 경기의 흥을 돋웠는데, 각 푸드트럭 앞으로는 기다란 행렬이 늘어서, 경기는 눈을 먹거리는 입를 즐겁게 했다.

잠실에서 온 김 모씨(37세 남)는 “모처럼 연고팀이 생겼고, 휴일인데 날씨도 따스하고 해서 집사람하고 일곱 살 박이 아들, 이렇게 셋이서 같이 왔다”며 “양팀이 올해 목표가 있는 만큼 경기가 박진감 있고, 특히 스피디해서 스릴 있다. 게다가 이렇게 다양하고 맛있는 먹거리들을 가족과 함께 먹으며 봄날 날씨까지 즐길 수 있어 오늘 휴일이 너무 알차서 좋다”고 이날의 소감을 밝혔다.

잠실 종합운동장 주경기장 남쪽 골대 뒤에 등장한 푸드트럭 "축구 구경도 식후경... 냠냠냠!"
잠실 종합운동장 주경기장 남쪽 골대 뒤에 등장한 푸드트럭 "축구 구경도 식후경... 냠냠냠!"

길동에서 왔다는 류 모씨(27세 여)는 “친구 셋이서 뭘 할까 고민하다가 이곳으로 결정했는데, 이벤트도 재밌고 대포소리(?)에 폭죽까지 터지니까 많이 흥분되는 것 같다”며 “축구 보는 것도 좋지만, 친구들하고 사진도 찍고 이곳저곳 볼 것도 있고 해서 기분이 좋다”고 이날의 느낌을 토로했다.

이날은 이곳 종합운동장 안에 가변석도 등장했다. 작고 밀폐된 분위기는 마치 도서관 칸막이를 연상케 했으며 이곳에는 본부석과 기자석, VIP석, 벤치 등이 배치됐고 절반은 관중에게 할애 됐다.

경량철골로 제작된 이동 가변석 밑에는 우레탄 바퀴가 장착돼 좌석 박스 전체가 이동이 가능하게 돼 있고, 이 가변석 덕분에 관중들은 그라운드의 선수들을 조금 더 가깝게 볼 수 있었다.

FC안양 안동혁이 상대 골문을 향해 쇄도하자 이랜드FC 주민규가 질풍같이 뒤쫓아오고 있다.이랜드FC
FC안양 안동혁이 상대 골문을 향해 쇄도하자 이랜드FC 주민규가 질풍같이 뒤쫓아오고 있다.이랜드FC

특히 이날 축구장에 새롭게 선보인 것은 양쪽 골대 뒤에 컨테이너를 2층으로 열지어 쌓아 설치한 스위트박스인데, 이는 야구장에서나 보아왔던 특설 관람존에 해당한다.

비록 상암구장의 스카이박스석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급조된 철골구조로 컨테이너박스 안에서 경기를 볼 수도 있고, 컨테이너 박스 옥상 위로 올라가 경기를 관람할 수도 있는데, 이 스위트박스와 골대와의 거리는 20여미터 남짓이라 눈앞에서 생동감 있는 골문 앞 경쟁이 펼쳐지는 것이 이채롭다.

경기 종료 후 서울 이랜드FC 김영광 선수는 “이 정도로 가까운 경기장은 세계에서도 최초일 것”이라며 “골대 뒤로 관중들이 이야기 나누는 소리까지 다 들렸다”고 이날 경기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날 약 200명 정도로 무리를 지은 FC안양 서포터즈는 원정팬에게 할당된 좌석을 가득 매우고도 모자라 서로 겹쳐서 서거나 앞쪽 뒤쪽 공간에 빼곡히 들어서서 우렁찬 함성과 타악기를 동원 이날 경기의 흥을 한껏 돋운 일등공신이 됐다.

반면, 서포터즈를 별도로 구성하지 않은 서울 이랜드FC는 아직 자체 응원가나 별다른 응원 프로그램을 마련하지 않은 듯 하다.

경기를 마친 마틴 레니 감독은 기자회견장을 찾아 “응원가와 함성소리가 커서 경기장 분위기가 뜨거워 매우 만족한다”며 “팬들이 노래에 익숙해지고 응원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소감을 밝히고, “K리그 챌린지 경기를 많이 봤지만 오늘 응원 소리는 일반적인 경기보다 높았다”고 강평했다.

이날 경기는 전반 37분 이랜드FC 김재성이 패널티킥을 성공시켜 1:0으로 FC안양을 리드했으나 후반 시작 4분만에 안양 김선민에게 골을 내줘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반 35분 이랜드FC의 조원희가 상대 문전 경합과장에서 패널티 에리어 부근서 넘어지면서 PK찬스를 잡자 전반 37분 주장이자 키커인 김재성이 패널티킥을 성공시키면서 역사적인 이랜드FC 창단 첫골로 기록됐다.

이랜드FC는 후반 21분에 ‘보비’ 로버트 카렌을 타라바이로 교체했고, 후반 36분 라이언 존슨을 빼고 주민규를 투입했다.

FC안양도 후반 15분 박승렬을 빼고 조성준을 투입했으며 후반 33분에는 주현재를 정재용으로 교체했다.

이날 경고는 이랜드FC가 2개(후반 6분 김재성, 11분 김민제가)를 받았고, FC안양은 1개(전반 37분 백동규)를 받았다.

이날 경기는 대체적으로 노련미 넘치는 FC안양이 우세를 보였는데, 특히 양쪽 날개를 활용한 문전쇄도가 돋보였고, FC안양 선수들이 펼친 플레이는 활발하면서도 정교한 팀플레이와 정확한 패스가 잘 조화됐다.

신생팀 이랜드FC 역시 창단 첫 경기이자 첫 홈경기라는 부담을 안고 총력을 다하는 기량을 선보였지만, 아직은 팀 전반적인 조직력과 전술, 선수들간의 호흡, 공격기회 포착과 활용에 있어 향후 적지 않은 부분을 보완해야할 숙제로 남겼다.

한편 이날 서울 이랜드FC 선발은 1번 김영광(GK), 2번 김민제, 8번 윤성열, 14번 황도연, 5번 칼라일 미첼, 28번 신일수, 4번 조원희, 7번 김재성(C), 21번 김영근, 10번 보비(로버트 카렌), 9번 라이언 존슨을 선발로 하고 41번 김현성(GK) 등 7명을 교체명단으로 했다.

이에 반해 FC안양은 31번 김선규(GK), 29번 베리, 30번 백동규, 5번 안동혁, 22번 김태봉, 8번 최진수, 17번 김선민, 14번 박승렬, 16번 주현재, 28번 이효균, 11번 안성빈을 선발 출정시켰으며, 21번 최필수(GK)를 비롯 6명을 후보로 넣었다.

저작권자 © 코리아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