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가족 숨기고 살아오다 들통 나면 두려움 앞서"

[코리아프레스 = 김유진 기자] 북한 주민들에게는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그다지 반기지 않는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이산가족 상봉에 따르는 불편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은 30일 "남한에 이산가족을 두고 있는 북한주민들은 이산가족 상봉행사 소식이 나올 때마다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라고 북한 주민소식통들은 증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함경남도의 한 주민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이산가족들이 흩어진 가족을 만나고 싶은 심정이야 남이나 북이나 다를 게 없지만 남쪽에 이산가족을 두고 있는 북한주민들은 이 행사에 참여하는 게 여간 고통스러운 일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 주민은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북쪽 참가자는 본인이 희망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당국에서 선정해준 사람만 나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평소에 남한에 이산가족이 있다는 것을 자식들에게까지 숨기고 살아온 사람들 중에는 남한에 있는 이산가족들이 상봉 신청을 해오는 바람에 들통이 나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경우 북에 있는 이산가족들은 반갑다는 느낌보다는 두려움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나이가 많은 북쪽의 이산가족들은 살아생전에 한 번만이라도 만나고 싶은 간절한 소망이 있지만 그 2세들은 당국의 감시와 눈초리 속에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이산가족 상봉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또 "이미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참여한 북한주민들 중엔 남쪽에 있는 가족들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 경제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산가족 상봉행사 자체를 별로 반기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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