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출퇴근길·고속도 입구 등 상습정체 심화

울산 도심의 휴일 교통체증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10일 오후 울산시 남구 신정동 공업탑로터리에서 상권이 밀집한 삼산동으로 향하는 차들이 긴 꼬리를 물고 정체를 빚고 있다. 비교적 교통체증이 덜하다는 울산도 최근 도심을 중심으로 심각한 혼잡이 빚어지고 있다.2013.11.10
울산 도심의 휴일 교통체증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10일 오후 울산시 남구 신정동 공업탑로터리에서 상권이 밀집한 삼산동으로 향하는 차들이 긴 꼬리를 물고 정체를 빚고 있다. 비교적 교통체증이 덜하다는 울산도 최근 도심을 중심으로 심각한 혼잡이 빚어지고 있다.2013.11.10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울산시 남구 달동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자가운전자 박모(32·여)씨는 요즘 퇴근할 때마다 스트레스가 심하다.

교통체증이 심한 간선도로를 피해 평소 이용하는 지름길에 '회전교차로'가 생긴 이후부터다.

별도 교통신호 없이 여러 방향에서 진행하는 차들이 회전하며 교차로를 빠져나가는 이 교통시설이 오히려 혼잡을 부추긴다고 박씨는 생각한다.

교차로 안에서 회전하는 차들은 진입하는 차들에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 마냥 기다릴 수도 없는 데다, 자칫 멈칫대면 뒤에서 어김없이 짜증 섞인 경적이 들려온다.

로터리를 통과할 때마다 치열한 기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회전로터리를 통과해도 교통량이 많은 강남로, 남산로 등을 거쳐 무거동 집에 도착하기까지는 최고 50분이 소요된다. 예전에는 30분이면 충분하던 길이다.

최근 주말에 울산고속도로를 이용했던 최모(43)씨도 불만이 많다.

고속도로 입구가 있는 신복로터리를 통과하기까지 겪었던 정체 때문이다. 로터리와 접속한 편도 2차로인 삼호로에 늘어선 600m가량의 차량 행렬은 쉽게 줄지 않았다.

결국 꼬박 20여분 동안 찔끔거리며 거북운행을 한 끝에 고속도로로 들어설 수 있었다.

최씨는 "출퇴근길 정체는 물론이고 주요 교차로, 백화점, 고속도로 입구 주변 혼잡은 이제 고질적인 문제가 됐다"면서 "'울산은 차가 안 밀려서 좋다'는 말도 이제 옛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울산의 도심 교통정체가 심해졌다고 느끼는 시민들이 이처럼 적지 않다.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도로 인프라나 교통행정도 교통혼잡에 대한 시민 체감도를 완화하지 못하고 있다.

도로교통에 대한 객관적인 지표는 나쁘지 않다.

울산시는 도로·교통정책에 활용하기 위해 매년 교통량과 속도를 조사하고 있다. 올해 9월 진행한 조사 결과는 연말께 나온다.

지난해 9월 진행된 조사결과를 보면 1년 전보다 전체 교통량은 연평균 0.5% 증가했으나, 외곽(2.3%)과 시계(3.9%)가 증가했을 뿐 도심(-1.4%)은 감소했다.

승용차 통행속도도 도심 평균이 시속 29.0㎞로, 1년 전(28.9㎞)과 거의 차이가 없다.

이런 결과는 지속적인 도로 개설, 지능형교통체계(ITS), 시내버스를 활용한 불법 주정차 단속, 회전교차로 확충 등의 영향이라고 시는 설명한다.

울산지방경찰청도 대대적인 교차로 꼬리물기 근절대책, 교통신호 준수 운전자 포상 캠페인, 영상물을 활용한 교통법규 위반 시민제보 운영으로 교통난 해소에 힘을 모으고 있다.

시민들은 그러나 각종 대책이나 캠페인에 대한 효과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도심의 교통난이 서울이나 부산의 그것처럼 고질적인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파르게 증가하는 차량 대수를 교통시설이나 정책이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올해 10월 말 기준 울산의 자동차 등록대수는 48만4천16대로 5년 전인 2008년의 41만6천156대보다 16.3%(6만7천868대) 증가했다. 매년 평균 2∼3% 증가하고 있어 내년에는 5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시가 설치한 회전교차로가 한적한 교외에서나 효과를 발휘할 뿐 혼잡한 도심에서는 역효과를 일으킨다거나, 경찰의 꼬리끊기 단속과 캠페인 등이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지적도 설득력이 있다.

또 울산시가 '계절적 변동성이 크다'는 이유로 교통량·속도 조사에서 주말과 휴일을 제외한 것도 교통실태를 정확히 파악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울산시의 한 관계자는 "등록차량이 50만 대에 육박할 정도로 증가한 데다 울산은 공단을 드나드는 외부 대형차량의 통행도 잦아 교통정체가 심해지고 있다"면서 "예산이 충분하다면 도로 확충이나 경전철 개설 등이 확실한 대안이겠지만, 현재로선 교통체계 개선이나 승용차 요일제 등 시민 참여에 기댈 수밖에 없어 차량정체 해소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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