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에서, 정부군의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에 반발해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군사 개입을 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크게 들석이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월가의 금융시장 큰폭의 지각변동을 보이고, 미국과 유럽 중국증시는 동반 하락하였으며 금값과 유가는 급등하고 있는 반면 신흥국 통화가치는 계속해서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29일 시리아 문제로 긴급회의를 소집

미국 NBC는 27일(현지시간) 미국 고위 관리를 인용해 미군의 시리아 미사일 공격은 이르면 29일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는데, 공습은 제한된 지역에 사흘에 걸쳐 단행될 것이며 아사드 정권의 군사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라 화학무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도 이날 시리아 반군 연합체인 시리아국민연합(SNC)과 서방 대표단의 회동에 참여했다는 소식통을 인용해 서방이 며칠 안에 공격에 나선다는 말을 전해들었다고 보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국이 나토 동맹국들과 함께 이르면 29∼30일 시리아 공습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영국 BBC 방송과우의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명령을 내리면 즉각 군사공격을 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 미국·유럽 증시 최대 2% 이상 하락…중동 증시 폭락

뉴욕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이어 시리아 위기까지 겹쳐 이날 크게 하락했다.

다우 지수는 1.14%,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 & P) 500 지수는 1.59%, 나스닥 지수는 2.16%의 낙폭을 각각 보였고, 다우 지수는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출발부터가 하락세였던 유럽증시는 시리아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와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각각 2.28%와 2.42% 급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79% 내렸다.

미국과 유럽에 앞서 마감한 아시아 증시에서도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중동의 증시는 크게 폭락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증시의 DFM지수는 전날보다 7.0% 떨어져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아랍권 최대 규모인 사우디아라비아 증시의 TASI지수도 전날보다 4.12% 떨어졌고 UAE 아부다비 증시의 ADX지수는 2.83% 하락했다.

- 금·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 가격 상승…국제유가 3% 상승

주가와 금융이 크게 불안한 양상을 보인 가운데, 국제 금값과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 가격은 상승했다.

뉴욕시장에서 12월물 금은 전날보다 27.10 달러(2%) 오른 온스당 1,420.20 달러에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5월14일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런던 현물시장에서도 금시세는 위기감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의 영향으로 온스당 1,419.25 달러를 기록하며 3% 급등했다.

은과 구리의 가격도 동반 상승했으며, 미국 국채는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수익률(금리)이 하락했다.

이에 반하여, 중동의 불안이 반영된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3.09 달러(2.9%) 오른 배럴당 109.01 달러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3.64 달러(3.29%) 오른 배럴당 114.37 달러 선에서 움직였다.

- 신흥국 통화 가치 급락

주요 신흥국의 통화 가치는 이날 잇따라 최저치를 경신했다. 인도의 루피화 가치는 장중 한때 달러당 66.07 루피로 하락해 사상 최저치로 내려갔다. 인도네시아의 루피아화 가치도 달러당 10,905 루피아로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말레이시아의 링깃화 가치는 달러당 3.3270 링깃으로 3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필리핀 페소화 가치도 달러당 44.50 페소로 2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런던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전날대비 0.06% 오른 1.339 달러에 거래를 마감하며,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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