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조약→전략동맹 진화…中부상·통일에 맞춘 변화 필요

한미동맹 60주년 사진전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30일 외교부 청사와 세종문화회관 사이에 설치되고 있는 한미동맹 60주년 사진전 시설물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2013.9.30 srbaek@yna.co.kr
한미동맹 60주년 사진전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30일 외교부 청사와 세종문화회관 사이에 설치되고 있는 한미동맹 60주년 사진전 시설물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2013.9.30 srbaek@yna.co.kr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우리나라 군사·외교의 핵심축인 한미동맹이 체결된 지 1일로 만 60년이 된다.

그동안 방위조약에서 전략동맹으로 진화하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한미동맹은 앞으로 중국의 부상 등 새로운 환경에 맞춰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방위조약에서 전략동맹으로

한미동맹은 정전협정 이후인 1953년 10월 1일 체결된 한미 상호방위조약으로 탄생했다.

방위조약으로 미국이 유엔군의 일원으로 한국에 군대를 계속 주둔시킬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이어 한미 양국은 1954년 군사 및 경제원조에 관한 합의의사록을 교환했다. 방위조약의 후속조치 성격인 이 의사록을 통해 미군은 한국군에 대한 지휘권을 행사하게 됐다.

정전협정과 방위조약, 군사경제원조 합의의사록 등을 3개의 축으로 출범한 한미동맹은 한반도 전쟁 재발 억지에 역할을 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경제발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토대가 됐다.

그러나 작전통제권으로 상징되는 군사 주권 제약 문제와 수직적인 한미 관계에 대한 비판 등이 국제질서의 변화와 맞물리면서 한미동맹도 변화하게 된다.

1970년대 닉슨독트린에 따른 주한미군 철수, 도덕주의를 표방한 카터 행정부와 유신 체제간 대립 등의 갈등기를 겪으면서 흔들렸던 한미 관계는 1980년대 초 레이건 행정부 출범으로 다시 안정화됐다.

그러나 냉전 체제의 붕괴로 인한 한미동맹의 변화 흐름은 피하지 못했다. 특히 1994년 이뤄진 평시 작전통제권 이양은 탈냉전 시대 한미동맹의 변화를 알렸다.

2000년대에는 미국 대외 정책의 변화와 한국의 발전, 안보환경 변화, 한국 내 대등한 동맹 강조 분위기 등이 맞물리면서 한때 한미 관계가 악화되기도 했고,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동맹 영역이 경제분야로 확대되기도 했다.

동시에 전시작전권 이양 문제 협의, 주한미군 기지 통폐합 등을 통해 한미동맹의 변화는 계속 모색됐다.

한미 양국은 2009년에는 동맹미래비전을 통해 21세기 전략동맹을 한미동맹의 새 모습으로 제시했다.

특히 전시작전권까지 이양되면 한미동맹의 전략 동맹적인 성격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작권 전환 시기는 북한의 위협 증대 등의 이유로 애초 2012년에서 2015년으로 연기됐다가 다시 재연기되는 문제가 한미간 논의되고 있다. 실무적인 수준에서는 한미 양국이 재연기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 중국의 부상…한미동맹 관계 재정립 필요

한미동맹의 미래와 관련해 가장 크게 고려해야할 요소는 중국이다. 중국의 부상은 한미동맹을 잘 유지하면서 어떻게 중국과의 관계도 조화롭게 가져갈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한미 양국에 안기고 있다.

특히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이 중국 포위전략으로 인식된다는 점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우리 정부가 한미동맹만을 강조할 경우 중국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렇다고 중국 변수로 우리 대외관계의 핵심축인 한미동맹이 약화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런 차원에서 대국주의 모습이 강화되고 있는 중국을 적절히 견제하되 중국과의 협력은 촉진될 수 있는 방향으로 한미동맹을 유연하게 가져가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나아가 한미동맹과 중국과의 관계를 조화롭게 발전시키려면 미중간 협력적인 관계를 가져갈 수 있도록 우리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미동맹의 지평을 한반도에서 글로벌 파트너십 차원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덜 민감한 국제 현안을 중심으로 한·미·중 3자가 협력하는 관행을 만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한미관계 전문가는 30일 "한미동맹의 초점이 한반도와 북한에 집중돼 있는데 북한을 넘어서 글로벌 영역으로 이를 확대하는 것이 앞으로 나아갈 길"이라면서 "한미간 국제문제에 대한 협력이 강화되면 한반도 문제 협력도 깊어질 수 있는데다 중국과의 협력도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중관계의 조화로운 발전 개념까지 포함한 한미동맹은 한반도 통일 차원에서도 중요하다는 평가다. 한미동맹이 중국과 대립적으로 갈 경우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를 각별하게 가져갈 수밖에 없고 핵문제를 비롯한 북한 문제 해결은 더 어려워 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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