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손학규 통화…조만간 회동 여부 주목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10·30 재보선 공천 문제를 놓고 민주당의 속내가 복잡하다. 손학규 상임고문의 귀국으로 그동안 잠복해 있던 구원등판론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이번 재·보선이 새누리당 강세지역인 경기 화성갑과 경북 포항 남·울릉 등 2개 선거구로 국한되면서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였다.

화성갑의 경우 새누리당 후보의 난립에 따른 반사이익에 기대를 걸어볼수 있다는 흐름은 있었지만, 지더라도 타격이 그다지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박근혜정부에 대한 '정권심판론'을 최대한 살려나간다면 그 자체로 성과가 될 수 있다고 자위하는 분위기마저 감지됐다.

그러나 서청원 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대표가 출사표를 던진데다 손 고문이 29일 귀국 일성으로 "당이 필요로 할 때 몸을 던져 왔다", "정치인은 선거로 말한다"며 여운을 남기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손 고문의 발언이 '당에서 적극 구애한다면 출마를 검토할 수 있다'는 쪽으로 해석되면서 밋밋하게 전개돼온 공천 문제가 '고차 방정식'으로 변한 것이다.

그러나 손 고문의 출전 여부를 바라보는 당 안팎의 시선은 그리 간단치 않다.

이긴다면 손 고문 개인의 정치적 재기는 물론이고 민주당이 정국 주도권의 발판을 마련하는 기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당선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어 손 고문으로서도, 당으로서도 위험 부담이 적지 않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당 핵심 인사는 "손 고문이 나서서 이긴다면 당으로선 더할 나위 없는 호재지만 반대라면 괜히 판만 키워 대여 공세 드라이브에 제동만 걸릴 수 있다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오일용 현 지역위원장이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등 손 고문의 전면 등장을 둘러싼 계파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도 변수다.

결국 새누리당의 공천 결과에 따라 손 고문 차출론도 결론이 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민주당은 지난 27일 공심위 공천심사를 마무리했지만 공천은 유보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30일 김한길 대표와 손 고문이 전화통화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향후 회동 여부 등 논의가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손 고문은 이날 김 대표에게 귀국인사를 겸해 전화를 걸어 "천막투쟁과 전국 순회투쟁으로 얼마나 고생이 많으시냐"고 격려했고, 이에 김 대표도 "조만간 한번 만나 대화를 나눌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보선에 대한 직접적 거론은 없었다고 한다.

손 고문은 금주 중 각계 원로와 만나 향후 거취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당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모든 게 안갯속이며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hanksong@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코리아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