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후보자 ‘해명’에 진땀, 자유한국당 ‘맹공’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유은혜 후보자에 대한 국회 청문회가 난타전이다. 지난 19일 오전과 오후 계속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국회 청문회는 이날 오전 청문회 시작부터 여야간 충돌이 빚어지고 난타전을 주고받았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유은혜 후보자를 둘러싼 딸 위장전입, 아들 병역문제, 재산신고 축소, 피감기관 상대 갑질, 상습 교통 위반 등 의혹에 대해 파상 공세를 펼쳤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맞서 유은혜 후보자를 적극 엄호하면서 유은혜 후보자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10시20분쯤 국회 본청에서 시작된 유은혜 후보자 청문회는 오전 11시15분까지 여야 의원들의 의사진행발언만으로 이뤄졌다. 청문회 시작전부터 난타전이 벌어진 거다. 야당 의원들은 유은혜 후보자의 자료 제출 미비를 빌미로 맹공을 퍼부었고, 여당 의원들은 과거 정부 인사들 청문회 때와 비교해봤을 때 유은혜 후보자가 자료를 성실히 많이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19일 오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속개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좌)과 유은혜 후보자가 질의 응답을 나누고 있다.
19일 오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속개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좌)과 유은혜 후보자가 질의 응답을 나누고 있다.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유은혜 후보자는 과거 한민구 국방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때 ‘20일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으로 국회 인사 검증을 무력화하려는 것 아니냐’고 말했는데, 자신이 지금 그러고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같은당 김현아 의원은 “숨길 게 없다면 개인정보는 본인만 동의하면 제출할 수 있다”면서 “버티면 통과할 수 있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청문회에 임하지 말라”고 따끔하게 꼬집었다.

김한표 의원도 “야당이 제출하라고 한 자료는 답변서로 ‘별도로 제출하겠다’고 해놓고 제출이 안 됐다. 오늘 이 시간만 피한다고 하면 제대로 검증이 되겠느냐”고 쓴소리를 쏘아붙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유은혜 후보자에 대한 자료 요구는) 총 755건 요청됐고 이중 692건이 제출됐다. 자료 요구 건수 대비 제출 건수는 90%가 넘는다. 그러나 과거 황우여 후보자는 830건 중 323건을 제출 안 했다”고 비교했다. 이에 바른미래당 이찬열 위원장은 “여기는 인사청문회장”이라며 “칭찬은 다음에 하라”고 제지했다. 자유한국당 측에서도 “(자료 제출) 수치의 근거가 무엇이냐”, “팩트체크가 필요하다”고 광분했다.

자유한국당 측에서는 유은혜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겹치기 때문에 국민의 알 권리를 해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하필 이렇게 중대 현안이 있을 때 청문회를 하느냐는 거다. 일부 의원들은 청문회 연기를 주장하기도 했다.

김한표 의원은 이에 대해 “남북정상회담에 (청문회가) 파묻혀서 국민들의 알 권리가 제대로 지켜지겠나 싶다. 더 이상 이 청문회는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고, 전희경 의원은 “남북정상회담 때문에 과연 어떤 분이 교육부 수장이 되는지 검증되는 통로가 상당히 막혀 있다”면서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사회부총리라는 신분을 갖는 막중한 자리를 검증하는 자리를 다른 국가적 이벤트가 있는 상황에서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에 대해 청문회가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의사일정은 여야 합의로 정한 것이라며 청문회 연기는 있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박용진 의원은 “정부가 인사청문회 기간을 피해서 정상회담을 잡을 수 없는 것이고, 여야 간사들이 청문회 일정을 가장 합리적으로 잡은 것”이라며 “막상 자격 있는 분인지를 검증해야 하는 시간에 이제 와서 (일정을) 타박하는 것은 맞지 않다. (한국당이) 파행을 만들려고 사전에 밑돌을 까는 게 아닐 것이라 믿는다”고 반격했다. 조승래 의원도 “우리(민주당)는 회담 일정 피해서 청문회를 잡자고 말씀드렸는데,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가 19일 하는 것으로 말씀해서 이렇게 잡은 것”이라고 자유한국당의 주장을 잠재웠다.

이날 유은혜 후보자 청문회는 본격적인 질의 과정에서 야당 의원들은 유은혜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을 드러내며 공격에 당의 총력을 집중했고, 여당 의원들은 유은혜 후보자에게 넉넉한 해명의 기회를 주면서 여유를 보였다. 제기된 의혹이 적지 않은 만큼 해명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은혜 후보자는 이날 딸의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 공개적으로 깔끔하게 사과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이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위장전입 문제는 어떤 것으로 합리화될 수 없는 부끄러운 일이다. 대국민 사과를 하라”고 하자, 유은혜 후보자는 “위장전입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다. 더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한다. 진심으로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납작 엎드렸다.

유은혜 후보자의 우석대 대학 교수 경력도 도마에 올랐다. 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1학기만 겸임교수로 일해놓고 2년 조교수 경력이 기재된 우석대 경력증명서가 허위가 아니냐”고 따져물었고, 유은혜 후보자는 “2011년 우석대와 겸임강사와 계약을 맺을 때 학교에서 일괄적으로 2년 계약을 한 것”이라며 “1학기 강의를 했고 이후 총선 출마를 위해 강의를 하지 못한다고 하자 강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정리됐다. 아무런 문제없이 절차대로 했다”고 해명했다. 유은혜 후보자는 곽상도 의원이 “선거 대비 경력이 아니냐”고 날선 지적을 가하자 “선거 (출마)는 그 전 경력으로도 됐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유은혜 후보자는 남편 회사의 이사인 오모씨를 자신의 보좌진(별정직 공무원)으로 채용한 의혹에 대해 “실제적인 매출이 없는 회사라서 (남편이) 보좌진과 사내이사 겸직이 문제인지 인지를 못했다”면서 “이번 (청문) 과정에서 알게 돼서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이 “어떻게 정리했느냐”고 되묻자 유은혜 후보자는 “(남편 회사) 사내이사에서 빠지는 걸로 했다”고 답변했다.

김현아 의원이 유은혜 후보자 남편 회사의 재산신고내역표를 보이며 연간 매출액이 같다는 점을 지적하자 유은혜 후보자는 “2000만원 매출액은 재산신고액이 첨부된 게 아닌 매출액이다. 오모 비서가 0원으로 신고하겠다고 자문을 구했더니 폐업전이라 매출액은 있어야 한다고 해서 2000만원으로 신고했다고 한다”고 했다.

유은혜 후보자는 2013년 법외 노조가 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문제에 대해 법개정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전교조가 현재 불합리하고 부당하게 법외노조 상태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유은혜 후보자는 “한국교총이든 전교조든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방침”이라며 “전교조가 법외노조 상태로 있는 것에 대한 의원님의 지적에 공감하지만, 지금 현재 전교조의 법적 지위와 관련해서는 소송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라 법원 판단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유은혜 후보자는 그러면서도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고용노동부는 법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는데, 고용노동부가 국회와 협력해 법 개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유은혜 후보자에 대한 본격적인 난타전은 이날 오후 청문회가 속개되면서 시작됐다. 유은혜 후보자에 대해 일찌감치 논란이 됐던 위장전입과 겸직금지 위반 의혹 등과 관련해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 특히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유은혜 후보자가 본인과 큰딸의 주소를 성공회대 사제 주택으로 둔 경력을 두고 ‘민주화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전희경 의원은 이에 대해 “‘6월 민주항쟁 진원지’라고 적힌 표지석이 있는 성공회 서울주교자 성당에 위장전입을 했다”며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고, 이런 것이 민주화 갑질이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유은혜 후보자는 “가정집이라고 생각했다”며 “위장전입과 관련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과거 1996년 10월∼1997년 4월 유은혜 후보자는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에 거주했지만, 주소는 서울 중구 정동의 성공회 사제 사택에 뒀다. 이에 대해 유은혜 후보자는 “당시 큰딸이 병설 유치원(서울 중구 덕수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을 다녔는데, 친구들이 유치원과 연계된 초등학교에 진학해 큰딸의 학교 적응을 돕고자 한 결정”이라며 “공직자로서 신중하게 판단하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한 바 있다.

한편, 유은혜 후보자는 2020년 총선 출마 여부를 묻고 ‘2년짜리 장관’이라는 비아냥에는 즉답을 피했다. 바른미래당 이찬열 의원이 “총선에 출마한다면 (남은 임기가) 1년밖에 없다”며 출마 여부를 묻자, 유은혜 후보자는 “지난 1년 동안 정부의 교육정책이 현장에서 추진될 때 여러 어려움과 갈등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현장에서 생겼던 여러 혼란과 갈등을 잘 해소하겠다”고 대답했다.

저작권자 © 코리아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