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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판으로 청와대와 거래양승태 전 대법원장 전횡, 사법부가 ‘거래’라니?
박귀성 기자  |  skanskdl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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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27  05: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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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논란이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주요 재판을 청와대와의 거래 카드로 활용하려 한 사실이 내부 문건을 통해 드러났다. 다만 특정 성향의 법관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기 위한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의혹은 구체적인 증거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법원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한 특별조사단의 조사 결과,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박근혜 정부와 협상 전략을 모색하는 문건이 임종헌 전 차장 등 법원행정처 관계자들의 컴퓨터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조사단이 확보한 문건에는 상고법원 입법을 위해 박근혜 정부가 관심을 갖는 판결을 조사하고 판결 방향까지 직접 연구한 내용이 담겼다. 특히 당시 법원행정처가 박지원 의원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판결을 이용해 청와대와의 거래를 시도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민감 사안을 다룬 재판을 두고 청와대와 거래를 시도했던 정황이 드러나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조사단은 또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법관들의 성향 등을 파악한 파일이 존재했음도 확인했지만, 비판적인 법관에 대해 실제 불이익을 줬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는 발견할 수 없었다며, ‘블랙리스트’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이번 의혹 관련자들에 대해 형사상 조치 대신 징계권자나 인사권자에게 내용을 전달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는데, 문제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선거개입 사건’ 항소심 재판과 관련해 청와대와 민감한 의견을 주고받은 정황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는 거다.

특히,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에 대한 동향 보고가 법관 독립이라는 가치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건에서 드러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희망’대로, 사건이 전원합의체에 회부돼 파기환송됐다는 점은 이같은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전합은 대법원장이 직접 참여하는 유일한 재판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전합은 그 취지와 달리 정치적으로 첨예한 사건에 판결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데 활용됐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지난 24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 판결 선고 관련 각계 동향’ 문건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지난 2015년 2월 원 전 원장 항소심 재판을 전후해 재판부 동향을 청와대에 보고하고 민감한 내용의 정보 및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후 파장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 재판은 박근혜 정부를 탄생시킨 2012년 대선의 위법성에 대한 사법 판단으로, 단순한 형사재판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유죄가 확정될 경우 정권의 정당성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항소심 재판 다음 날인 2015년 2월10일 작성된 이 문건에는 판결선고 전 청와대가 민정라인을 통해 재판 전망과 재판부의 의중을 문의하고 보고받은 정황이 담겨있다. 당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선거 과정에서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등을 동원해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반대 댓글을 달고 선거에 영향을 미친 혐의(공직선거법 및 국정원법 위반)로 2014년 9월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은 상태였다.

문건은 청와대가 이 사건을 ‘최대 관심 현안’으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청와대가 ‘법원행정처에 전망을 문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문건에는 ‘(청와대가) 항소기각을 기대’한다는 문구도 담겼다. 법원 선고에 대한 청와대의 구체적 의견 제시는 사법부 독립성에 대한 훼손으로 평가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법원행정처는 청와대의 이런 문의에 대해 ‘매우 민감한 사안이므로 직접 확인하지는 못하고 있으나 우회적·간접적인 방법으로 재판부의 의중을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음’이라고 보고했다. 또 ‘1심과 달리 결과 예측이 어려우며, 행정처도 불안해하고 있는 입장’이라고 해서 앞선 1심 재판에서도 이같은 의견교환이 이뤄졌음을 짐작하게 했다.

결과적으로, 청와대의 의견 전달에도 원세훈 전 원장은 2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항소심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봤던 1심과 달리, ‘425 지논파일’과 ‘시큐리티 파일’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대선국면에 접어들 무렵부터 선거와 관련된 글이 압도적으로 많아진 점도 유죄 근거로 제시했다.

재판부는 “엄격한 지휘·명령에 따라 심리전단에 의해 신속·정확하게 집행되고 사후보고에 평가까지 이뤄지는 과정을 볼 때 국정원의 활동은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행위로서 선거운동의 특성인 ‘계획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청와대는 대법원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사건을 전합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희망 사항’을 전달했다. 문건은 ‘우병우 민정수석→사법부에 대한 큰 불만을 표시하면서, 향후 결론에 재고의 여지가 있는 경우에는 상고심 절차를 조속히 진행하고 전원합의체에 회부해줄 것을 희망’이라고 당시 상황을 요약했다.

이어 ‘사법부의 진의가 곡해되지 않도록 자세히 입장을 설명’이라든지 ‘법무비서관→법원행정처 입장을 BH(청와대) 내부에 잘 전달하기로 함. 그리고 향후 내부 동향을 신속히 알려주기로 함’이라고 덧붙인 대목은 노골적으로 청와대가 사법부를 쥐락펴락하고자 했던 정황으로 보인다.

박귀성 기자 / skanskdl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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