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성화봉송, ‘감동’ 그 자체

김연아 성화봉송의 짧은 장면을 회상해보면 평화를 상징하는 새 하얀 비둘기 같이 훨훨 날아오른 무대였다. 김연아 성화봉송을 하기 위해 아름다운 하얀색 드레스를 입고, 하얀색 피겨스케이트를 탄 김연아의 모습은 아름다운 백조의 자태를 그대로 뽐냈다. 김연아는 성화봉송 마지막 주자라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을까? 9일 저녁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장면에 김연아 성화봉송은 빼놓을 수 없다. 그만큼 김연아가 성화봉송 했던 장면은 굉장히 짧은 시간이었지만 마음속에 감동으로 깊이 있게 자리 잡았다.

김연아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 과정부터 홍보대사로 나서고, 성화봉송을 하기까지 정말 많은 시간을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힘썼다. 김연아가 성화봉송을 하고 나서 불꽃을 밝혔던 링은 하늘로 계속 올라가 달항아리에 도착했다. 김연아가 뿌린 씨앗은 불꽃이 되어 달항아리에 불을 환하게 밝혔다. 불꽃 링의 개수는 총 30개였는데 이는 88올림픽 이후에 30년 만에 개최된 평창동계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88올림픽의 불꽃이 평창으로 이어진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았다.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이는 가운데 성화봉송 마지막 주자 김연아가 아름다운 연기를 펼치고 있다.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이는 가운데 성화봉송 마지막 주자 김연아가 아름다운 연기를 펼치고 있다.

10일 평창 메인프레스센터에서 개최돈 개회식 기자회견장에서 김연아는 감동의 그 순간을 그대로 표현했다. 김연아는 성화를 받았을 때 순간적으로 울컥하는 마음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김연아는 또한 처음에 음악을 받고 안무를 짜며 리허설할 때까지도 어떠한 감정이 북받쳐 오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9일 저녁 김연아에게 성화가 왔을 때는 감동이 그대로 밀려왔다.

김연아는 이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저와) 같은 감정을 느끼셨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김연아는 선수 시절 느낌이 그대로 되살아나서 실제로 올림픽이 개막했다는 현실감을 더 크게 느께게 된 것이다. 날씨가 많이 추운 관계로 입을 열어 말만 해도 입김이 나오는 추운 날씨였는데 김연아의 의상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김연아가 연기를 할 때 많이 추웠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김연아는 실제로 많이 춥지는 않았다고 했다.

김연아는 또한 많은 경기에 출전하여 연기를 펼치고, 공연도 했지만 어제처럼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연한 것은 처음이었다고 했다. 김연아는 역시 프로였다. 김연아는 얼음 무대에 올라갔을 때 더 이상 그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조차 보이지 않았다고 고백하며 실수 없이 해야 한다는 정신적 무장을 하고, 자신의 연기에 집중력을 발휘했다.

김연아는 성화봉송을 하려고 이틀 동안 연습을 했다. 그렇다면 김연아가 성화봉송 마지막을 주인공으로 무대를 장식할 것이라는 사실은 언제부터 알게 된 것일까? 김연아는 기자회견에서 성화봉송에 참여하게 될 거라는 것은 (불과) 몇 달 전에 알았다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장 빙판에서 5일부터 리허설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김연아는 성화봉송 마지막 주인공이 된 것에 대해 정말 큰 영광의 순간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성화봉송 순서는 전 쇼트트랙 전이경 선수의 힘찬 출발로 그 시작을 알렸다. 다음으로 골프선수 박인비, 안정환 선수,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박종아, 정수현 선수에게로 이어졌고, 마지막은 김연아가 화려한 무대를 장식하며 감동적인 성화봉송 장면을 보여주었다.

김연아 성화봉송 의미는 남다르다. 외신들은 한국에서 혜성처럼 나타나 한 시대를 호령했다고 평가하며 김연아를 극찬했다. 김연아는 첫 출전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당시 최고 점수였던 228.56점을 얻으며 금메달의 영예를 안았다. 이어 김연아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선 판정 논란의 어려움을 겪으며 은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외신들은 일제히 김연아의 과거 기록들을 언급하며 동계 빙상의 업적을 대서특필했다. 또한 김연아 성화봉송은 평창올림픽의 절정이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김연아가 성화봉송 마지막 주자로 나온 것은 대한민국의 기상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김연아는 그 어떤 사람도 개척하지 않았던 미지의 땅 피겨스케이팅을 선택했고 끊임없이 자신과의 싸움을 묵묵하게 해왔다. 피겨 불모지인 대한민국에서 열악한 환경과 수많은 어려움을 견디었고 수십조를 쏟아 부은 일본 선수와 일본 피겨계에 대항해 당당히 승리를 거두었고, 세계 최고의 자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많은 사람들은 김연아의 연기를 보고 도전을 받고, 용기도 얻으며, 아름다운 도전을 이어간 김연아는 감동 그 자체였다.

김연아가 성화봉송 마지막 주자에 나선 것은 또 다른 의미도 담겨 있다. 김연아는 2011년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당시 프레젠테이션 주자로 나서 세계인들에게 평창에 대해 널리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했다. 평창이 올림픽을 유치할 수 있었던 마중물 역할을 바로 김연아가 했던 것이다. 이는 김연아가 성화봉송 마지막을 장식하는 선수로 선정되는 데에 조금의 손색이 없는 이유이다.

김연아가 성화봉송을 하는 장면에 해설위원은 흥분된 감정을 그대로 전했다. 김연아는 성화봉송을 하기 위해 등장만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흥분된 마음을 일으켰다. 김연아의 성화봉송, 아름다운 피겨 여왕이 아름다운 평창의 밤을 밝혔다.

[코리아프레스 = 김조아 기자]

저작권자 © 코리아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