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익명 남성, 5년간 기부액 7억2000만원

[코리아프레스 = 조희선 기자]‘대구 키다리 아저씨’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성탄절을 즈음해 펼쳐지는 이름없는 선행이 6년째 이어졌다.

지난 23일 오후 5시, 대구시 동구 신천동 4층 건물에 자리잡은 대구시공동모금회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사무실 밑에 와 있으니 잠깐 내려 오이소” 수화기 너머로 특유의 억센 경상도 사투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올해도 애타게 기다리던 ‘키다리 아저씨’였다.
 
직원이 사무실 밑으로 내려가자 기다리고 있는 키다리 아저씨가 본인의 차 안에서 봉투 한 장을 건넸다.
 
봉투에는 1억2000만원짜리 자기앞수표 1장과 '정부가 못 찾아가는 소외된 이웃을 도와주시면 고맙겠습니다'라는 메모가 적혀있었다.
 
모금회 측은 "기부자의 뜻에 따라 이름과 나이, 주소 등 개인신상을 묻지 않는다. 60대로 추정되는 그분을 우리는 '키다리아저씨'라고 부른다"고 했다.
 
이 남성은 2012년 1월 처음으로 대구시공동모금회에 1억원을 전달한 이후 5년째 익명으로 거액을 기부하고 있다.
 
대구 키다리아저씨가 5년간 6차례에 걸쳐 기부한 돈만 모두 7억2,000여만원이 넘는다. 
 
박용훈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은 “올해도 잊지 않고 거액의 성금을 기부한 키다리 아저씨께 소외 이웃을 대표해 깊이 감사드린다”며 “기부자 뜻에 따라 소중한 성금을 이웃에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코리아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