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프레스 = 김지윤 기자]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군의 ‘모술 탈환전’으로 수세에 몰리자 민간인을 수백 명을 사살하고 자살폭탄테러를 자행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IS가 20∼21일(현지시간) 모술에 모아놓은 성인 남성과 남자 어린이 등 284명을 총살했다고 보도했다. 불도저를 이용해 시신을 집단매장했으며 사살된 이들은 IS가 인간방패로 쓰기 위해 인근 마을에서 강제로 데려온 현지 주민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IS가 불충하다는 이유로 민간인들을 총살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IS가 무력한 사람들을 인간방패로 쓸 뿐만 아니라 이들을 풀어주느니 사살하는 편을 택했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위험요소”라고 말했다. 라비나 샴다사니 유엔 인권최고대표 사무소 부대변인은 “민간인의 도주를 막겠다는 IS의 명확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AFP통신은 이라크 북부 다비스 발전소에서 자살폭탄테러가 일어나 16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슬람국가(IS)가 장악한 이라크 북부 모술에서 탈출한 주민들이 모술 남쪽 30㎞ 지점의 바와니야에서 백기를 든 채 이라크 정부군에게 다가가고 있다.
이슬람국가(IS)가 장악한 이라크 북부 모술에서 탈출한 주민들이 모술 남쪽 30㎞ 지점의 바와니야에서 백기를 든 채 이라크 정부군에게 다가가고 있다.

아직 배후를 자처한 곳은 없지만 해당 지역에서 발생한 테러는 대부분 IS 소행이었다. 또 IS는 이라크정부군이 빠르게 모술을 압박해오자 전선을 분산하기 위해 전날 새벽 모술에서 남쪽으로 170㎞ 떨어진 키르쿠크를 반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키르쿠크는 이미 이라크군이 과거 IS로부터 수복한 도시다. IS는 이라크군이 라마디와 팔루자, 티크리트를 탈환하는 작전을 펼 때마다 이런 역습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라크군 관계자는 키르쿠크에 대한 IS의 반격이 하루 만에 진압됐다고 말했다.

카타브 오마르 이라크군 준장은 AP통신에 “키르쿠크시를 공격한 (IS의) 일당은 모두 사살되거나 스스로 폭사했다”며 “총격전이 치열했던 키르쿠크시 중심부는 오늘(22일) 아침 현재 매우 고요하다”고 말했다. 나지마딘 카림 키르크쿠주 주지사는 키르쿠크를 공격한 IS조직원은 이 지역에 잠복했던 IS 지하조직이거나 피란민으로 위장해 섞여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쿠르드계 현지 매체 루다우도 이날 “키르쿠크시에서 22일에도 교전이 계속되고 있다”면서도 “페슈메르가가 IS 조직원이 숨어든 학교를 포위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지난 20일 이라크 제2도시 모술의 탈환전이 군사작전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작전의 선봉에 선 이라크 특수작전부대가 치열한 총격전 끝에 모술에서 동쪽으로 약 10㎞ 떨어진 바르텔라 마을까지 접근했다고 보도했었다. 또 유엔에 따르면 IS는 앞서 모술 인근 나자피아 마을에서 350가구, 사마리아 마을에서 200가구를 강제로 모술로 데려왔다.

이는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내세워 공습을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모술에 끌고 온 민간인 가운데 IS에 충성심이 부족해 보이는 인물은 총살, 모술 인근 마을에서도 최소 40명의 민간인이 사살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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