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비오 신부 선종…"마지막 가는 길에도 나눔 실천"

[코리아프레스 = 김지윤 기자]

5ㆍ18민주화운동의 최전선에 섰으며, 평생을 민주화ㆍ통일 운동에 헌신한 조비오(본명 조철현) 신부가 21일 오전 3시 20분 지병으로 선종했다.

고인은 최근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고 광주의 한 요양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서울의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추석 연휴를 앞두고 퇴원해 광주로 돌아왔다. 1938년 4월 1일 광주 광산구에서 태어난 그는 69년 12월 16일 사제 서품을 받았다. 이후 광주살레시오여고 지도신부(1971년), 레지오 마리애 광주 세나뚜스 지도신부(1977년) 등을 역임했다.

그는 80년 5ㆍ18 당시 신군부의 전남도청 진압작전을 막기 위해 시민수습대책위원 16명과 함께 이른바 ‘죽음의 행진’에 나섰다가 내란음모 핵심 동조자로 몰려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그는 출소 이후에도 신군부로부터 상경 제지를 받는 등 감시와 억압을 받았지만 5ㆍ18정신의 전국화에 앞장서며 민주화운동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고인은 89년 열린 5ㆍ18 진상규명 국회 청문회에서 “신부인 나조차도 손에 총이 있으면 쏘고 싶었다”며 신군부의 잔학한 학살행위를 생생하게 증언하기도 했다.

2006년 8월 31일 38년간의 사목 생활을 마감한 그는 사회복지법인 소화자매원 이사장, 5ㆍ18기념재단 초대 이사장, 광주ㆍ전남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 등을 맡으며 줄곧 통일과 민족화합, 사회복지운동에 주력했다. 특히 그는 은퇴 후 교구청에서 제공하는 사제관을 거부하고 소화자매원 인근 아파트에서 홀로 살며 소외된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에 전념하기도 했다. 2008년 1월 16일에는 국내에서 28번째로 고위 성직자 품위이자 교황의 명예 사제인 ‘몬시뇰’에 임명됐다. 국민의당 광주시당이 21일 조비오(조몬시뇰) 신부의 선종에 애도의 뜻을 전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광주시당위원장은 이날 논평을 내고 "재야의 큰별인 조철현 비오 신부님의 선종에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조비오 신부가 광주 5·18민주화운동의 중심에서 광주의 고난을 함께하셨고,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셨다"며 "또 언제나 고통 받는 민중과 함께하는 삶을 실천했고, 민주화와 평화통일의 큰 뜻을 올곧게 세워 후인의 길잡이가 되어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당 광주광역시당은 150만 광주시민과 함께 다시 한 번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신부님의 헌신의 길을 뒤따를 것을 다짐한다"며 "아울러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내 5·18 사적지 원상복원 문제 또한 조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 신부는 이날 오전 3시20분께 췌장암으로 선종했다. 빈소는 광주 임동성당 지하강당에 마련됐다. 고인은 오는 23일 전남 담양군 천주교공원묘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또 이날 오후 2시 임동성당에서 옥현진 주교의 집전으로 첫 미사를 진행하고, 23일 오전 10시께 임동성당에서 김희중 대주교 집전으로 장례미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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