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현대상선 자율협약 후 합병 수순? 개별 회생은 불가능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이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모두 회생은 불가능하다는 게 정부와 채권단의 판단이다. 하지만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양대선사 합병에 따른 재무개선과 수익창출에 대한 기대치는 여전히 불투명한 것이어서 과연 한진해운 현대상선 구조조정에 대한 부담 역시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 국민혈세로 돌아가는 금융기관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같은 자산총액이 수조원대에 이르는 거대 기업에 회수하지 못할 자금지원을 무리하게 했을 경우 국민 혈세낭비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정부는 이들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는 허울 좋은 핑계를 대지만, 사실은 국민은 쥐어짜면서 대기업엔 특혜를 줬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한진해운 자율협약 계획이 발표되면서 한진해운 주가는 지난 25일 장종가 하한을 기록했다. 한진해운 주가는 24일과 25일 내리 폭락하면서 거의 반토막났다.
한진해운 자율협약 계획이 발표되면서 한진해운 주가는 지난 25일 장종가 하한을 기록했다. 한진해운 주가는 24일과 25일 내리 폭락하면서 거의 반토막났다.

알려진대로 정부와 채권단은 한진해운 현대상선 합병 문제에 대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15년 10월 정부가 한진해운에 합병을 권고했지만 한진해운은 이를 거절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한진해운은 더 이상 버틸 여력도 명분도 없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양대 선사 모두 채권단이 대주주의 지위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금융계에서는 경제 원칙대로 한진해운 현대상선 두 기력없는 공룡을 합병함에 있어 더 이상의 자금 투입은 최소한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때문에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을 합병해 두 회사 관리체계를 하나로 묶어야 한다고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일단 한진해운은 지난 25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율협약 신청절차를 마쳤다. 그러나 채권단은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수용에 대해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영업이익있지만, 지금 당장 해외 외국 선주들로부터 용선료 인하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기란 여렵다. 그렇다고 용선료인하 없이 자율협약을 수용하기엔 적지 않은 무리수가 따르기 때문이다.
지 않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일단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서를 접수한 만큼 어떻게 해서든 구조조정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채권단은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하고 난 후 일주일 내에 소집해 안건을 부의할 예정이며, 100% 동의로 한진해운의 자율협약이 개시된다. 단 한곳이라도 반대하면 자율협약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당장 불똥이 떨어지는 것은 한진해운의 부채 부담이다. 한진해운은 코앞에 다가온 6월 1900억원대의 의 만기상환 채권을 회수해야 하는데, 나아진 영업이익에 비해 재무사정은 형편없이 나빠졌다. 때문에 채무 조정과 용선료 협상이 성공하면 어느 정도 회생 가능성은 높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용선료인하도 문제다. 현대상선과 다르게 한진해운은 용선료 협상이 순조로워 보이지만은 않는다. 현대상선은 용선료 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 들어가게 된다. 이럴 경우 피해를 선주들과 공동으로 나눠야 한다. 하지만, 한진해운은 영업이익이 발생하는 기업이라 용선료 인하에 대한 핑계거리가 없다. 영업이익이 있음에도 비싸게 맺은 용선료 계약을 파기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채권단이 한진해운의 자율협약을 반려하기도 어렵다. 구조조정 없이 리스를 안고 갈 경우 더 큰 위기를 맞을 것은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엔 채권단에게 책임이 돌아가게 된다. 채권단은 오히려 한진해운의 전 회장이었던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이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사재를 출연하라고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최은형 회장은 채권단 자율협약을 앞두고 보유하고 있던 한진해운 지분 전량을 매도해 투자자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줬다. 조양호 회장은 부채비율이 1400%였던 한진해운을 2014년 넘겨받아 지금까지 1조원 넘는 자금을 투입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구조조정 문제가 가시화되자 두 선사의 주가는 폭락했다. 하지만 폭락직전 한진해운 전 회장이었던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 일가는 보유했던 한진해운 주식 전량을 팔아치웠다. 금융당국은 자율협약 신청과 관련한 미공개정보를 활용해 한진해운 주식을 처분했는지 조사에 나섰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한진해운 주가가 장 중 하한가(29.94%)인 1825원까지 곤두박질치며 손실 회피액은 훨씬 커졌다. 최은영 회장과 장녀 조유경, 차녀 조유홍씨는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 결정이 나기 직전인 지난 6일부터 20일 약 30억원대 한진해운 주식 37만569주를 전량 매각처분했다.

한진해운이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기로 결정하면서 주가폭락이 이어지는데 발맞추어 신용등급도 ‘BB’에서 ‘B-’로 하락했다. 지난 22일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에 의한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날 한진해운의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하향했다고 밝히면서도 등급전망은 ‘하향검토’를 그대로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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