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는 나를 설득하려 말고 국민을 설득하라!”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안철수 “혁신위 5개월 기다렸지만, 더 기대할 것 없다”
안철수 “혁신위 혁신안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정면 충돌
안철수 전 대표 “혁신위 혁신안은 방향부터가 잘못됐다”
안철수 “혁신한다면서도 패권주의 리더십 당 지배 여전”
안철수 “혁신안,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탈당 신호탄인가?
안철수 “혁신안대로라면, 향후·총선 대선 필패” 탈당인가?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6일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혁신위원회의 혁신안과 문재인 대표에 대해 날선 비판을 가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6일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혁신위원회의 혁신안과 문재인 대표에 대해 날선 비판을 가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가 5개월을 이어온 당 혁신위원회의 혁신 작업과 혁신안, 혁신 방식을 놓고 정면으로 맹비난하면서, ‘안철수식’ 혁신 방안과 요구사항을 촉구했다. 또한 안철수 의원은 현재의 체제와 혁신은 총선 대선에 필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은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안철수 의원은 “당 혁신은 제도개선이 아니라 낡은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라며 “2012년 총선과 대선패배는 국민들에게 대안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난 선거의 연이은 패배에 대해 진단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패권주의 리더십이 여전히 당의 지배세력으로 군림하고 있으며, 이런 구태적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으로는, 당의 제도도 혁신 안된다”고 혁신위원회가 그간 9차에 걸쳐 내놓은 혁신안들에 대해 공식적으로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안철수 의원은 “혁신위원회가 혁신하자는 내용은 제도 개선 뿐”이라며 “이런 식으로는 혁신을 이룰 수 없다”며 “일부에서는 ‘혁신안이 모두 나온 다음까지 제게 기다리라’는 이야기가 있다. 총선 위기감 속에 가만히 있으라는 지적도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안철수 의원이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밝힌 내용들은 그간 당 혁신위원회가 활동해온 과정 속에서 자신에 대해 연이어 비판을 쏟아낸데 대해 거듭 반박한 것으로 보이며, 혁신위 활동 종료를 앞둔 시점에서 안철수 의원의 이같은 발언들은 향후 당내에서 제기될 ‘혁신위 책임론’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철수 의원은 “정치 불신에 대한 우리 당의 책임이 가볍지 않다”며 “패권주의 리더십이 당을 지배했고 순혈주의와 배타주의 진영 논리로 당의 민주성이나 개방성 등을 가로막았다”고 문재인 체제를 향해 날선 비판의 각을 세웠다.

안철수 의원은 또한 “혁식의 목적은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국민이 공감할 수 없는 뒤떨어진 인식, 사고, 병폐를 없애는 게 혁신의 본질”이라며 “지금 혁신위의 활동은 제도 개선만을 부르짖고 있는데, 이런 혁신안으론 혁신을 이루기 힘들다”고 잘라 말해, 혁신위의 혁신안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즉, 혁신위가 제도 개선에만 혁신위 활동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지적이다.

안철수 의원은 나아가 “혁신위가 개선하고자 하는 제도 개선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그걸 움직이는 건 사람이나 문화인데 (국민의 의식이나 수준보다) 낡은 인식과 문화 같은 체질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의원은 다시 “낡은 진보를 청산하고 결별하는 게 육참골단 혁신이고 정풍운동”이라고 강조하여, 현재 혁신위의 ‘혁신’의 명분과 향방보다는 ‘정풍’ 카드를 들고 나왔다.

안철수 의원이 이날 예로 들은 ‘육참골단은’이라는 사자성어는 ‘자신의 살을 베어내고 상대 뼈를 끊는다’는 사자성어로, 상대를 이기기 위해서는 자신의 부분적 폐해를 도려내거나 피해를 기꺼이 감내해야 한다는 것으로, 안철수 의원이 ‘육참골단’을 꺼낸 이유는 당의 혁신을 위해서는 낡은 과거사나 집착을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안철수 의원은 ‘혁신위원회가 내놓은 혁신안이 실패했다고, 자신이 강도 높게 비판한 것에 대해 혁신위 역시 안철수 의원을 겨냥 날선 공격을 가해온 것을 두고, “충심어린 제안과 지적에 대해 ‘가만히 있으라’고 얘기하는 건 옳지 않다”며 “혁신에 대해 논쟁하자는 것이지 계파싸움이나 주류ㆍ비주류 대결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쏘아붙였다.

안철수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4일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9차 혁신안을 발표하기 전에 모두 발언에서 “열심히 혁신 작업하고 있는 혁신위를 폄하하고 성급하게 의미를 이야기하는 것은 예의에 벗어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안철수 의원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대표를 하신 분으로서 당 위기에 성급하고 무례하게 이야기한 것은 무책임한 면이 있다”고 강한 불만을 드러낸데 따른 반박으로 풀이된다.

안철수 의원은 간담회 기조발언이 끝나고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도 “혁신위가 국민에게 믿음을 주지 못했다”고 “9차 혁신안까지 발표했는데 어떤 혁신안이 나왔는지 많은 분들이 모르고 있을 것”이라고 혁신위가 내놓은 그간의 혁신안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분명히 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어 “혁신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과정 속에서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이고 이해관계자를 참여시키는 게 혁신의 본질인데, (혁신위 활동과 혁신안 등이) 당이 바뀔 것이란 믿음을 주기에 부족했다”며 “혁신위가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고 당이 잘못하면 바로잡으라고 충고하고 그랬어야 했다”고 말해, 혁신위의 혁신방향과 내용을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안철수 의원은 ‘혁신안이 모두 나올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여론을 염두에 두고 “모든 혁신안이 끝나고 얘기한다면, 그때가서는 ‘왜 뒷북 치느냐’고 비판할 것”이라며 “혁신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라고, 혁신위를 비판하고 나선 자신의 입장을 재삼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은 특히, 지난 4일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안철수 의원은) 전직 대표로서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고 공격한 것에 대해 “본질적으로 당의 위기는 4.29 재보선에서 비롯됐다. 당시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대표를 내려놨고 전당대회를 통해 대표가 뽑히고 당이 안정됐다. 축구로 비유하면 국가대표가 패배했는데 슈틸리케 감독이 아닌 홍명보 감독에게 책임을 묻는 것과 같다”고 반격을 가했다.

안철수 의원은 ‘혁신안에 동참이나 탈당, 퇴진’ 등의 예민한 문제에 대해서는 “당은 기득권만 공고히 해왔기에 정치적 목적은 잃었다. 때문에 야당으로서 경쟁력을 잃었다”며 “당은 시대적 요구와 부름에 부응하지 못했기에 이러한 문제들을 혁신해야 하는데, 국민의 뜻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혁신’을 외치고 있다. 계파나 진영을 위해 혁신안을 만들고 있는 혁신위의 혁신안은 당연히 국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없기에, 저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잘라 말해, 혁신위의 혁신안에는 반대의 의사를 분명히 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간담회 도중 ‘혁신위 활동 5개월’에 대해 여러 번 언급했는데 “어떤 분들은 혁신안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라 의견도 있지만, 이미 끝나버렸다면 그때가서는 ‘왜? 이제와서 이야기를 하느냐’고 할 게 뻔하다”며 “5개월을 기다렸지만, 국민 공감대를 얻기는커녕 내년 총선과, 다음 대선에서 패할 수 밖에 없는 혁신”이라는 언급은 안철수 의원의 향후 진로를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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