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분석 결과 내실에 사자 두 마리 모습만 희미하게 보여

[코리아프레스 = 김유진 기자] 지난 12일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사육사가 사자에 물려 숨진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육사 김모(52)씨는 방사장에 사자 두 마리가 남아 있는 것을 미처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광진경찰서 수사팀이 어린이대공원 맹수마을 사자사 내실을 비추는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사육사가 사고를 당하기 전 내실에는 사자 두 마리의 모습만 희미하게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자사 내실에는 이날 총 네 마리의 사자가 들어가 있어야 했지만 내실 CCTV에는 두 마리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날 사고가 난 방사장의 면적은 약 374㎡이며, 이 방사장 뒤로 27㎡짜리 내실 네 개가 연결돼 있는 형태다.
 
사자들은 내실 문이 열리면 내실 안으로 스스로 이동하도록 훈련을 받은 상태다.
 
사자들이 내실로 들어가면 사육사는 방사장에 들어가 청소 등을 하게 돼 있다.
 
사고 당일 내실 내부 CCTV에 사자 두 마리만 나타남에 따라 사육사를 공격한 나머지 두 마리가 실제로는 내실로 들어가지 않은 채 방사장에 그대로 남아있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방사장을 비추는 CCTV에도 사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는 사자들이 넓은 방사장의 CCTV 사각지대에 있었거나 구조물 뒤편에 숨어 있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은 김씨가 사자 네 마리 모두 내실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착각하고 청소를 하려고 방사장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물론 내실의 CCTV로 보이지 않는 곳에 사자 두 마리가 있었고, 이들 사자가 내실 밖으로 탈출해 사육사를 덮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하지만 방사장과 내실의 면적을 비교해 보면 내실에서 CCTV 사각지대가 생길 확률은 방사장보다 매우 적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CCTV에 대한 정밀 분석에 나서는 한편 서울시설공단 직원 등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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