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만평 싣는 등 테러 사태에 강력한 항의 표시 분출

이슬람을 풍자하는 만평을 게재했다는 이유로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엡도 기자들이 총격 테러를 당해 숨진 가운데, 전세계 만평가들이 이 테러 사건을 주제로 한 만평을 잇따라 게재하고 있다.

이들의 만평은 동료들의 희생과 무의미한 폭력에 대한 분노 속에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으며 이러한 테러에 대해 결코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는 공통된 결의를 담고 있다.

호주 캔버라 타임스의 만평가 데이비드 포프는 자신의 트위터에 "희생된 프랑스 만평가들과 그들의 가족 및 친지들을 생각하면 오늘 밤 잠을 이룰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생명을 잃은 만평가의 시신 앞에서 아직도 연기가 나고 있는 소총을 들고 두건을 뒤집어쓴 범인이 "그가 먼저 (만평을)그렸다"라고 말하는 만평을 함께 올렸다.

인도의 만평가 만줄은 항공기 한 대가 에펠탑을 향해 총격을 가하는 모습을 그린 만평에서 에펠탑의 꼭대기 부분을 펜촉 모양으로 뾰족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강력한 만평은 영국 텔레그래프지에 실린 ‘백지 만평’이다. 이 만평은 아무 것도 그려지지 않은 백지 위에 '극단주의자들이 만평을 인정했다'라는 제목만 붙어 있다.

텔레그래프의 또다른 만평은 무장괴한 한 명이 다른 무장괴한에게 "조심해. 그들은 펜을 갖고 있어"라고 말하는 장면을 그려냈다.

7일의 테러 공격으로 숨진 희생자 12명 가운데에는 프랑스의 저명한 만평가들이 포함돼 있다. 독자에게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 교황에서부터 각 국 정상들, 공직자들에서부터 예지자 무함마드에 이르기까지 누구든 풍자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만평가들은 종종 협박을 당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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