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증을 발급받고 대출까지..
우연히 주운 신분증으로 다른 사람의 삶을 살려던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김 씨는 중학교 시절 비행기 추락사고로 아버지와 오빠를 잃고, 보상금으로 시가 10억원짜리 아파트에서 사는 등 여유로운 생활을 해왔다. 하지만 가족을 잃은 슬픔으로 우울증을 앓았고, 최근에는 임신한 상태에서 이혼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혼 후 새 출발을 원해 개명까지 하였지만 삶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그러던 중 김 씨는 5년 전 우연히 주운 이 씨의 지갑이 떠올랐고, 이 씨의 지갑에 든 신분증을 이용해 SNS와 이메일을 뒤지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운전면허증을 자신의 사진을 바꿔 발급받은 뒤 이 씨의 명의로 6백만 원 상당의 대출을 받은 혐의로 알려졌다.
이러한 행동은 자신의 현실을 부정하면서 마음속으로 꿈꾸는 허구 세계를 진실이라 믿고 거짓된 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인격장애인 리플리 증후군(Ripley Syndrome)에 들어맞는다.
결국 김 씨의 범행은 대출통지서를 받은 이 씨 가족의 신고로 끝이 났다.
김 씨는 조사에서 "어렸을 적 음악을 하고 싶었는데 음악을 전공한 이 씨의 삶이 너무 행복해 보여 새로운 삶을 살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임신 4개월에 우울증을 앓고 있어서 불구속 수사도 고려했지만 혐의가 13개에 달해 구속 영장을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백미혜 기자
mhbaek@korea-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