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방화동에서 K건설업체 사장 경모씨 흉기로 살해

조선족을 시켜 자신과 소송을 벌이던 상대방을 청부살해하도록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중소 건설사 대표와 공범들의 첫 재판이 27일 열린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박정수)는 이날 오전 10시10분 살인을 실행한 조선족 김모(49)씨와 살해를 사주한 S건설업체 사장 이모(54)씨, 브로커 이모(58)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연다.

김씨는 지난 3월20일 오후 7시10분께 서울 강서구 방화동의 한 건물 1층 계단에서 K건설업체 사장 경모(60)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S건설업체 사장 이씨는 브로커 이씨에게 경씨를 살해해달라고 청탁한 혐의를, 브로커 이씨는 김씨에게 경씨를 살해하라고 사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S건설업체 사장 이씨는 2006년 K건설업체와 경기 수원시 소재의 아파트 신축공사와 관련해 70억원짜리 토지매입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매입을 다 하지 못하자 계약이 파기되고 말았다.

이에 이씨는 알고 지낸 지인 2명과 토지 매입 작업 용역계약을 다시 체결한 뒤 지난 2010년 8월 수원지법에 '토지 매입 대금 5억 원을 K건설업체가 지불하기로 약정했다'면서 민사소송을 제기해 K건설업체가 법원에 공탁해 놓은 5억 원을 받았다.

이에 경씨는 지난 2012년부터 서울고등법원과 대법원에 항소했고, 법원은 경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이씨는 이미 받은 5억 원을 돌려주지 않으려고 자신이 살고 있던 아파트 등을 허위 이전하기까지 했다.

이후 양측은 서로 고소·고발을 일삼으며 5년 가까이 지루한 법정 공방을 벌이게 됐다. 결국 이씨는 극단적은 선택을 하기에 이르렀다.

민·형사소송에 시달리던 이씨는 지난 2012년 4월 자신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으로 고소한 K건설업체 소송 담당 직원 홍모(40)씨에게 접근해 회유와 협박을 일삼았지만 넘어오지 않자 화가 치밀어 살해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씨는 평소 알고 지낸 수원지역 세계 무에타이·킥복싱 연맹 이사 이씨에게 홍씨를 살해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이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조선족 김씨에게 4000만 원을 주기로 하고 살인을 청부했다.

하지만 홍씨가 회사를 퇴사하는 바람에 계획이 어긋나자 살해 대상자를 경씨로 바꿨다. 김씨는 4개월간 경씨 주위를 배회하다 지난 3월20일 오후 7시10분께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서 경씨에게 흉기를 수차례 휘둘러 살해한 뒤 달아났다.

앞서 지난 3일 서울남부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이형택)는 김씨를 살인 혐의로, S건설업체 사장 이씨와 브로커 이를 살인교사와 살인예비 혐의로 구속 기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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