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 대자보에 이어 반대서명까지…학교 6일 입장 발표할 듯

서울 강북구 창문여고 앞에서 서울지역 진보 교육단체가 교학사 교과서 채택 철회를 촉구하기 위해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울 강북구 창문여고 앞에서 서울지역 진보 교육단체가 교학사 교과서 채택 철회를 촉구하기 위해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 '역사 왜곡' 논란을 빚은 교학사 한국사를 채택한 전주 상산고에 철회 촉구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재학생들은 서명운동에 들어가 귀추가 주목된다.

울산 현대고가 교학사 교과서를 포기해 상산고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학교로 남았다.

4일 전교조 전북지부와 전북 교육계에 따르면 재학생과 동문은 물론 인터넷상에서도 상산고 측에 채택 철회를 요구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학교는 재학생이 붙인 채택반대 대자보를 철거하거나 홈페이지 내 반대글을 삭제해 비난을 샀다.

특히 교감은 지난 2일 게시판에 '교과서 채택 덕분에 학교가 주목받는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일자 삭제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학교가 주목받는 학교는 맞구나'라는 생각에 흐뭇하기도 했지만, 매도성 답글이나 전국적으로 1% 정도 밖에 선택하지 않은 우편향 친일적 내용의 왜곡된 교과서를 선택해 가르치는 비정상적 학교로 규정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엄중히 선을 긋는다"고 적었다.

상산고 한 재학생은 지난 3일 밤 학교에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으나 다음날 학교 당국은 이를 떼어냈다.

학생은 "학교가 친일학교로 평가절하되고 일부 학부모는 자녀를 상산고에 보내는 것을 다시 생각해보겠다는 얘기까지 들리고 있다"며 "교과서를 굳이 선택할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교과서 채택은 철회돼야 한다"고 적었다.

동문들도 학교 총동창회 게시판에 "부끄럽다", "수치스럽다", "후배들이 안타깝다", "은사님의 올바른 판단과 선택을 기대한다"는 글들을 올렸다. 4일 오후부터 게시판은 열리지 않고 있다.

4회 졸업생 채주병(46)씨도 이날 정문 앞에서 "친일 찬양 독재 미화 교학사 역사 교과서 선택을 철회해 주십시오"라고 적은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앞서 전북교육자치시민연대, 민주당 전북도당, 평등교육실현을전북학부모회, 범도민전북교육감추대위는 "왜곡과 오류로 점철되고, 진실을 축소 왜곡한 교과서를 선택한 상산고는 사과하고 교과서 채택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인터넷 포털 '다음' 내 토론게시판인 아고라에도 상산고를 비판하면서 채택 취소를 요구하는 글들이 다수 올랐다.

이런 가운데 재학생들이 철회를 위한 서명을 벌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전교조 전북지부 관계자는 "학생들이 채택 반대를 요구하는 서명을 벌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생들 사이에는 반대 요구가 과반을 넘을 거라는 말이 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명은 학생회가 주도해 채택에 대해 '찬ㆍ반'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로 알려졌으며, 일부 학생은 자체적으로 채택반대 서명을 받고 있다.

한편, 상산고는 6일 채택 철회 여부에 관해 최종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는 거센 비난 여론에 곤혹스러워하면서도 현재까지 철회 여부에 관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k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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