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대숲은 먹이·잠자리·기온 충족해 떼까마귀 최대 월동지"

태화강 떼까마귀 전문가 김성수 박사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울산 태화강을 찾는 조류를 10년 넘게 관찰하고 있는 김성수 박사가 6일 태화강 삼호대숲 앞에서 떼까마귀의 습성을 설명하고 있다.  2013.12.6.      canto@yna.co.kr
태화강 떼까마귀 전문가 김성수 박사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울산 태화강을 찾는 조류를 10년 넘게 관찰하고 있는 김성수 박사가 6일 태화강 삼호대숲 앞에서 떼까마귀의 습성을 설명하고 있다. 2013.12.6. canto@yna.co.kr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오합지졸(烏合之卒)'이란 떼까마귀의 습성을 잘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6일 울산 태화강 삼호대숲에서 만난 김성수(60) 경북대학교 조류생태환경연구소 선임연구원(박사)은 "떼까마귀나 까마귀를 흉조로 여기는 분위기가 아직 남아있지만, 이만큼 도움을 주는 새도 흔치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10년 넘게 태화강 삼호대숲의 떼까마귀와 백로를 연구하고 있는 조류 전문가다.

울산학춤 계승자이기도 한 그는 "학의 행동을 따라하는 춤을 추다가 보니 자연스럽게 울산에 날아오는 새를 관찰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적어도 일주일에 3번 정도 해 뜨기 전과 해 질 무렵 삼호대숲에서 조류를 살피고 있다.

지난 2011년 경북대 생물학과 대학원에서 떼까마귀와 백로의 기상에 따른 행동변화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김 박사는 "김제와 제주도 등 우리나라 20여 곳에서 겨울 철새인 떼까마귀가 발견되고 있지만 최대 월동지는 울산 태화강변 삼호대숲으로 5만 마리가 찾는다"고 밝혔다.

삼호대숲이 떼까마귀의 보금자리로서 적당한 기온, 풍부한 먹이, 충분한 잠자리 등 3가지 중요한 요인을 갖추고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그는 "떼까마귀가 서식하기 좋은 기온은 5도 정도로 울산의 겨울기온과 맞아떨어지고, 태화강의 수온이 기온보다 높아 여름철새인 백로 가운데 일부가 겨울에도 삼호대숲을 떠나지 않는 현상까지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철새 떼까마귀는 주로 낙곡을 부리로 파먹기 때문에 땅이 얼어버리면 먹이를 구할 수 없게되지만 울산은 땅이 얼지 않는 것도 집단도래의 이유라고 김 박사는 부연했다.

그는 또 "울산은 공업도시로 알려졌지만 울주군 등 전체 면적의 70%가량이 농경지라서 떼까마귀의 먹이가 풍부하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무리를 지어 잠을 자는 떼까마귀로서는 대나무의 가지가 많아 수용공간이 충분하고, 몸을 숨길 수 있는 삼호대숲이 최적의 잠자리"라고 덧붙였다.

떼까마귀는 해가 뜨기 전에 대숲에서 나와 인근 전깃줄 등에 앉았다가 날이 밝을 때쯤 먹이를 구하러 날아가는데 이는 천적으로부터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숨기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김 박사는 설명했다.

해가 완전히 진 후에 대숲으로 들어가는 것 역시 같은 이유에서다.

또 "떼까마귀는 눈이 오거나 바람이 강하게 불 때는 거침없이 활동하지만, 비가 올 때는 움직임이 늦다"며 "그 이유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시베리아에서 여름을 보내기 때문에 비를 두려워하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그는 "떼까마귀는 날거나 잠을 잘 때 동료를 배려하고 질서를 잘 지키는 것으로 확인돼 질서가 없다는 뜻의 '오합지졸'은 인문학적 수사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이어 "떼까마귀의 배설물은 거름이 되고, 잡식성 까마귀는 죽은 동물의 사체를 먹어치워 자연의 청소부 역할을 한다"며 "까마귀든 떼까마귀든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길조"라고 주장했다.

"울산 미래산업의 하나로 떼까마귀를 활용한 관광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도 그의 소신이다.

울산 태화강 삼호대숲에는 매년 10월 중순부터 이듬해 4월 말까지 떼까마귀 최대 5만여 마리가 월동하고, 3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는 백로가 최대 6천여 마리 찾아와 알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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