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찰 90% 경제분야"…'6자세미나'서 이례적 거론

북한의 리용호 외무성 부상
북한의 리용호 외무성 부상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이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 세미나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현재 경제를 최우선시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복수의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리 부상은 이번 세미나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최근 현지시찰은 90% 정도는 경제와 연관이 있고 군부대 시찰 역시 "경제분야와 관련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리 부상은 중국 외교부 산하 국제문제연구소가 지난 18일 6자회담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연 1.5트랙(반관반민) 형식의 비공개 세미나에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등과 함께 북한대표로 참석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근 김 제1위원장의 군부대 시찰을 비롯한 각종 현지시찰이 작년과 비교해 사뭇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북한 고위관료가 외국 관료, 학자들이 참석한 세미나에서 구체적으로 이런 내용을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다.

김 제1위원장은 9월 들어 장재도방어대와 무도방어대, 월내도방어대 등 서해 최전방 부대를 잇달아 시찰하면서 군인 복지에 신경 쓰는 모습을 연출했고 과학자주택단지, 평양체육관, 문수 물놀이장 건설장 등을 주요 시찰지로 선택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최전방 부대를 방문할 때마다 어김없이 대남 위협적인 발언들을 내놨지만, 이번 군부대 시찰에서는 그같은 공격적인 표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소식통들은 이번 세미나에서 리 부상이 발언 요청이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 적극적으로 나서서 여러가지 발언을 했다며 북한이 경제에 치중하고 있다는 점 등을 부각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리 부상의 발언이 어떤 의도에서 나온 것인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일부 전문가는 북한이 '경제·핵무력 병진노선' 정책과 관련해 사실상 경제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음을 시사한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한 참석자는 "(병진노선과 관련해) 조금은 바뀐 부분을 느낄 수는 있었다"면서도 리 부상의 발언은 체제안정 보장, 한반도의 전체 비핵화 등이 우선 실현돼야 한다는 점에 방점이 찍혔다고 전했다.

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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