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측 "참가자들, 발언에 관심표명"…"의미두기 어렵다" 반응도韓학자들 "북측, 6자회담에 적극적인 태도 보여"

 

북한의 리용호 외무성 부상.
북한의 리용호 외무성 부상.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차대운 특파원 = 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은 18일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 1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북한은 6자 회담 안에서 어떤 것이든, 무엇이든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중국 측이 전했다.

이번 6자회담 세미나를 주최한 취싱(曲星)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소장은 이날 오후 세미나가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리 부상이 매우 중요한 연설을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취 소장에 따르면 리 부상은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6자회담 세미나에서 "북한은 전제조건이 없는 상황에서 모든 문제를, 어떤 문제든 모두 6자 회담의 틀 내에서 토론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취 소장은 참가자들이 리 부상의 이 발언에 상당한 관심을 표명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일부 참가자는 리 부상의 발언은 전제조건 없이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는 북한당국의 주장을 반복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크게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 참가자는 "중국은 (기본적으로)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에 서 있다"며 "오늘 세미나에서 발언한 정부 측 인사들은 모두 북한과 중국 소속으로 나머지 발언자들은 모두 학자 등 민간인이었다"고 지적했다.

취 소장은 리 부상과 함께 세미나에 참석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이며 북한 정부의 정책 목표"라고 밝힌 대목에서도 참가자들이 '고도'의 관심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북핵문제에 대한 해결을 전제로 북한 역시 핵을 평화적으로 이용할 권리가 있다는 점과 현재 정전협정 체제를 평화협정 체제로 바꿔야 할 필요성 등에 공감했다고 취 소장은 설명했다.

취 소장은 그러나 6자회담을 재개하는 데 있어서 북한이 일단 한국과 미국 등이 요구하는 '전제조건'을 수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참가자들 사이에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국 측을 대표해 이번 세미나에 참석한 유호열 고려대 교수, 연세대 문정인 교수, 성균관대 이희옥 교수는 전반적으로 북한이 6자회담 재개와 복귀 문제에 대해 상당히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유 교수는 리 부상 발언에 대해 "기존에 나온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그런 말을) 공개적으로 했다는 점에서 좀 차이가 있다"며 리 부상은 세미나에서 북한 체제에 대한 안전보장 문제를 크게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북한과 중국 사이에 6자 회담 재개에 대한 기본적인 합의가 있었고 회담의 '모멘텀'을 살려보려는 것만큼은 확실한 것 같다"며 "특히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기존과 다른) 적극적인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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