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일간지에 증언 "반군 상대로 수십차례 공격"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주체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탈영한 한 시리아 정부군 장교가 정부군이 수십 차례에 걸쳐 화학무기 공격을 했으며 자신도 화학무기 사용 명령을 받은 적이 있고 증언했다.

1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일간지 더내셔널 보도에 따르면 바샤르 알 아사드 현 시리아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에서 화학전을 담당했던 자헤르 사케트 준장은 자신이 복무할 당시에 정부군이 자행한 독가스 등 화학무기 공격이 14차례에 달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탈영한 사케트 준장은 또한 자신이 부대를 이탈한 뒤에도 20여건의 추가 공격이 이어지는 등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빈도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케트 준장은 시리아 육군 제5사단에서 6년간 복무하며 화학전을 담당했으며 시리아 정부군의 핵심 조직인 공군 정보국에서도 1년 동안 화학무기 관련 업무를 보조했다고 더내셔널은 설명했다.

그는 자신 역시 세차례에 걸쳐 화학무기 사용을 직접 명령받았으나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케트 준장은 "첫번째 명령은 지난해 10월 지휘관인 알리 하산 아마르 준장을 통해 내려왔다"며 "명령대로라면 디라 지방에 있는 셰이크 마스킨 마을에 독가스와 폭발물을 설치했어야 했지만 화학물질은 몰래 버리고 대신 물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군이 사린·타분·VX·겨자가스 등 화학무기를 대량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케트 준장은 화학무기 담당 부대와 공격 명령이 내려오는 체계 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프랑스 정보당국 보고서에서 언급된 적이 있는 450부대는 신경가스 생산시설 7곳 가운데 한곳을 담당하고 있으며 416·417·418 부대는 화학무기 저장·수송을 맡고 있다.

또 아사드 대통령이 내린 화학무기 공격 명령은 반군에 대한 시리아 정부군의 대응을 총괄하는 위기대응조직과 군 핵심조직인 공군정보국을 차례로 거쳐 각 육군 부대에 전달된다.

사케트 준장은 "명령이 내려오는 데에 5시간 정도가 걸린다"며 "정부군 병력이 반군을 소탕할 만큼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 되면 알 아사드 정권은 화학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제안한 화학무기 폐기 방안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이미 화학무기 일부는 헤즈볼라 손에 넘어갔다"며 시리아와 그 우방들로부터 화학무기를 완전히 제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신문은 사케트 주장을 일일이 확인할 수는 없지만 그가 말한 내용이 최근 화학무기 공격과 관련한 서방 정보당국의 보고와 일치하며, 공군 정보국이 정부군의 핵심 역할을 한다는 언급도 앞서 탈영한 다른 정부군 장교들의 말과 부합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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