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30분간 순방결과 설명을 마친 뒤 사랑재 내 옆방으로 이동, 새누리당 황우여·민주당 김한길 대표와의 회담에 들어갔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여야의 대표 비서실장인 여상규·노웅래 의원이 각각 배석했다.

덕담이 오간 순방설명회와 달리, 3자회담에서는 민감한 현안들이 다양하게 거론되면서 시종 긴장감 속에 진통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환갑을 하루 앞둔 김 대표에게 "천막당사에서 한 달 가까이…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란다"면서 "내일 회갑을 맞으시는데 오늘 좋은 결과가…"라고 인사를 건넸고, 김 대표는 "고맙습니다"라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저도 야당 생활을 오래 했습니다만 야당이나 여당이나 정치목적이 같다고 생각한다. 야당이나 여당이나 무엇보다 민생을 최우선으로 해야 되는 입장은 같다고 생각한다"며 '민생'을 화두로 올렸다.

황 대표도 "새로운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여야에 모든 문제를 풀어갈 권한과 책임이 분담돼 있다"면서 "여야가 안보와 민생에 대한 정쟁을 중단하고 국회 안에서 모든 문제를 풀어나가자는 선언이 있길 간곡히 바란다"고 가세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대통령이 축하난 보내주신 것 감사히 잘 받았다"고 감사를 표한 뒤 곧바로 정국의 쟁점 사안들을 파고들면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김 대표는 나아가 국정원의 선거 및 정치개입 의혹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채동욱 검찰총장 사의 표명 사태와 관련한 황교안 법무장관과 홍경식 청와대 민정수석 등의 문책을 주장했다.

3자 회담은 예정시간을 30분 넘겨 1시간30분간 진행됐다. 3자 회담에서는 치열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오후 5시께 양쪽에 두 대표와 나란히 걸으며 사랑재를 나섰다.

박 대통령은 비교적 밝은 얼굴로 황 대표와 담소를 나눴으나, 김 대표는 썩 밝지 않은 표정이었다. 박 대통령은 김 대표와 악수한 뒤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의 안내를 받아 차량에 올라 국회를 떠났다. 국회를 방문한 지 2시간 20여분만이다.

두 대표는 다시 사랑재로 돌아와 문을 걸어잠그고 약 30분간 별도의 회동을 했다.

황 대표를 김 대표와의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전반적으로 다 (얘기)했다, 민생 얘기도 하고 시간을 넘기면서 최대한 많은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어 "대통령이 아주 실질적이고 강력한 말을 했다"면서 "바라건대 대통령으로서는 진심을 담아서 야당이 요구한 얘기에 대해 얘기했으니 좋은 결과 나오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 대표는 "많은 얘기 했지만 정답은 하나도 없었다"고 말해 3자회담에서 상당한 진통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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