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초상화가 보이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초상화가 보이고 있다.

노동신문, 대각봉호 침몰 소식 뒤늦게 전해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9일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를 '안전하게' 지키고 숨진 선원들의 이야기를 뒤늦게 소개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숭고한 정신, 값높은 최후'라는 글에서 육해운성의 무역선 '대각봉호'가 항해 도중 거센 파도와 강풍으로 침몰한 상황을 자세히 적었다.

선원들은 배가 기우는 위기에서 생사를 생각하지 않고 김일성 부자의 초상화를 보호하려고 필사적으로 애썼다고 신문이 주장했다.

심지어 선원들은 침몰 직전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잘 모셔주기 바란다'는 내용의 전문을 북한에 보냈다는 것이다.

신문은 선원들이 '수령결사옹위정신'을 보여줬다며 이들에게 사회주의애국희생증이 수여됐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가 대각봉호 선원들의 사망 소식을 전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최고 지도자에 대한 주민의 충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대각봉호 선원들과 김일성 부자의 초상화 얘기는 이미 3개월 전 국제적으로 알려진 바 있다.

지난 7월 초 일본 아사히신문은 올해 일본 해안에서 건져진 북한 선원의 시신 6구에서 김일성 부자의 초상화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시신 대부분의 빨간 통 안에 비닐로 싼 초상화가 들어 있었고 이들 시신은 작년 12월 북한 동해 상에서 조난했던 대각봉호 선원들로 추정됐다.

당시 대각봉호는 조난 신호를 수신한 러시아 측의 구조 제의를 물리치고 선원 24명이 구명보트로 옮겨탔지만 실종됐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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