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서 제1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 개최…67개국서 700여 명 참가 "한-인도네시아 협력관계 증진, 한인 경제인·한국 위상 높일 것"

 
 

(발리<인도네시아>=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 후 처음으로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포괄적 경제협력 관계를 연내 체결하기로 해 한국 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이 더욱 활발해지고 이곳 동포들의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수도 자카르타에 근거를 두고 '무궁화유통'을 경영하는 김우재(70)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회장은 이달 초 박근혜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방문에 한껏 고무돼 있었다.

김 회장은 2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은 인도네시아가 자원부국이고 인구대국이어서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고 몇 번씩 강조했다"면서 "인도네시아 정부도 국빈 방문 이후 한국 못지않게 한인들에게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APEC 정상회의와 한-인니 정상회담 이후 만나는 인도네시아 정부 고위 관료들도 태도가 달라져 한인 경제인을 비롯한 우리 동포들을 예전보다 훨씬 깍듯하고 친근하게 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월드옥타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와 이날부터 사흘 동안 인도네시아 발리의 컨벤션센터 페카투홀과 아요디아 호텔 등지에서 제1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를 개최한다. 월드옥타는 매년 국내와 해외로 장소를 바꿔가며 대회를 열고 있다.

32년 역사의 월드옥타는 67개국 125개 지회에 정회원 6천500여 명, 차세대 회원 1만 2천500여 명을 거느린 국내 최대 규모의 재외동포 경제단체로 성장했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 속의 한민족, 하나 되는 경제권'이라는 슬로건 아래 700여 명의 한인 경제인이 참여하고 있다.

김 회장은 제18차 대회를 인도네시아에서 여는 이유를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협력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키고, 세계 한인 경제인과 한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라며 "올해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수교 40주년 되는 해로, 양국의 비즈니스 협력관계는 정점에 달했다"고 소개했다.

충남 홍성 출신으로, 한국항공대학을 졸업하고 대한항공에 입사해 근무하다가 그만두고 1977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30여년간 식품유통업, 건설업, 관광업, 부동산업 등을 아우르는 무궁화유통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월드옥타 동남아시아연합회장, 자카르타 한국국제학교재단 이사,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인도네시아 후생복지 훈장, 자랑스러운 해외 경영인상, 대한민국 고객감동 그랑프리 대상 등을 받았다.

월드옥타를 '글로벌 리더 구심체'로 발전시키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지난해 제17대 월드옥타 회장에 당선됐다.

다음은 김 회장과의 일문일답. -- APEC 정상회의와 한-인니 정상회담이 이곳에서 열린 것이 이번 행사에도 영향을 주는 듯하다.

▲ 박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를 매우 중요한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한국을 배우려는 열정이 높다. 이를 계기로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교역·투자 규모가 부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곳의 5만여 동포와 2천100여 개의 한인 기업도 고무돼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도 한국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 이번 행사에 거는 기대가 크다.

▲ 참가 회원은 700명이 넘고, 스태프까지 합치면 800명에 달한다. 해외에서 이 정도 규모의 행사를 치를 수 있는 경제단체가 한국에 얼마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한인 경제인들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뜻이며, 한인 경제인 네트워크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행사에는 인도네시아 국회의장과 발리 주지사, 인도네시아 한인 기업인과 한인회장 등이 대거 참석한다.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비즈니스 협력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서 행사를 치를 때보다 신경을 쓸 일이 엄청나게 많지만 인도네시아의 각 월드옥타 지회를 비롯한 회원들의 협조 덕분에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 어떤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나.

▲ 이번 대회는 어느 때보다 회원들의 네트워크 구축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확대회장단 회의를 비롯한 11개 통상위원회 임원회의 등 협회의 주요 회원들이 서로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낼 수 있는 자리와 차세대 네트워크를 다지는 포럼, 외부인사 초청 특별강연 등이 준비돼 있다.

특히 지난 4월 부안에서 열린 세계대표자대회에 이어 이번에도 회원들이 성금을 모아 인도네시아에 있는 한글학교에 전달할 계획이다. 전 세계 각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우리가 성장할 수 있었던 만큼 모든 회원은 이러한 나눔이 당연하다고 공감하고 있다.

-- 특별 프로그램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

▲ 월드옥타가 지금까지 해온 각종 사업이 현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 'K-MOVE' 정책 기조와 딱 맞아떨어진다. 젊은이들의 일자리 창출이나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등을 실현할 수 있는 사업은 글로벌 창업이라고 생각한다.

협회는 지난 8월 3회째 글로벌창업경진대회를 열었다. 대회 수상자들을 이곳에 초청했다. 이들이 자신의 기술과 제품을 협회 회원들에게 설명할 자리가 마련될 것이다. 회원들이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현지화에 도움을 주도록 부탁드렸다.

모국 청년들의 글로벌 창업은 새로운 시장 환경을 창조하는 선순환이다. 이들의 성공은 새로운 산업을 창조하고 패러다임을 만들어내며 기업의 성장과 함께 모국 청년들의 고용도 해결되는 최적의 사업인 것이다.

앞으로도 우리는 67개국 125개 지회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패기 넘치는 젊은 사업가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할 계획이다.

-- 북한 평양에서도 박람회가 열렸는데, 대북 사업과 관련해 추진하고 있는 일이 있는가.

▲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에 보조를 맞추려 하고 있다. 관계가 진전되면 바로 (북한에) 나가 활동할 준비는 다 돼 있다. 월드옥타가 북한의 문을 여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 회원 가운데 중국 조선족이 상당수 있다. 이들은 현재 북한과 무역을 하고, 투자 진출해 있다. 미국과 호주 등의 회원들도 뛰고 있다. 정부가 승인하면 곧바로 박람회를 열 것이다.

-- 이번 행사를 치르면 임기 2년 가운데 절반을 넘기는 셈이다. 지난 1년을 돌아보고 남은 1년을 내다본다면.

▲ 한인 경제인, 한인 사회를 위해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다. 지난 1년간 개인 일은 제쳐두고 혼신의 힘을 다해왔지만 아쉬운 점이 많았다. 남은 1년간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그래도 내가 이 자리를 맡은 것은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나 국가가 나서도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낸다는 것이 얼마나 보람이 있는가.

-- 월드옥타가 지향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 우리는 창립 이후 지난 32년간 모국 경제 발전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해 왔다. 최근에 경제 사정을 보니 한국의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의 수출 비중이 정체돼 있다. 우리가 관심을 두고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무역 1조 달러를 넘어 2조 달러를 달성하려면 글로벌 전문기업이 많이 탄생해야 한다. 이번에 세계 100대 글로벌 혁신기업에 한국은 3개의 기업밖에 없다. 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28개의 기업이 선정됐다.

앞으로 우리는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이 글로벌 전문기업이 될 수 있도록 한인 경제 네트워크를 최대한 가동할 것이다. 정부와 국내 중소기업도 우리에게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정리 = 왕길환 기자) hee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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