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만원 들여 자축 콘서트…"밀양사태 속 부적절" 지적성남시 "오랜 집단 민원 해결, 화합 차원" 군색한 해명

성남시 분당 구미동 송전탑 철거 전후 모습(연합뉴스DB)
성남시 분당 구미동 송전탑 철거 전후 모습(연합뉴스DB)

(성남=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밀양 송전탑 건설 논란 속에 성남시가 송전탑 철거공사 완공을 자축해 수천만원을 들여 '동네잔치'를 벌이기로 해 구설에 올랐다.

경기도 성남시는 24일 오후 7시 분당구 구미동 구미공원에서 '구미동 송전선로 지중화(송전탑 철거) 사업 준공 기념 콘서트'를 개최한다.

1시간 30분간 진행될 콘서트에는 개그맨 김한국씨의 사회로 주현미, 조항조, 우연이 등 가수들이 출연해 노래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공연에 앞서 사업에 기여한 공로로 '구미동특고압철탑철거대책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시의원과 시공사 대표 등에게 감사패를 전달한다.

송전탑 동네 두 모습… 분당 '지중화 잔치'    (성남=연합뉴스) 밀양 송전탑 건설 논란 속에 경기도 성남시가 24일 분당구 구미동 송전탑 철거공사 완공을 자축해 3천만원을 들여 '송전선로 지중화 사업 준공 기념 콘서트'를 개최하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콘서트 포스터. 2013.10.22     ktkim@yna.co.kr
송전탑 동네 두 모습… 분당 '지중화 잔치' (성남=연합뉴스) 밀양 송전탑 건설 논란 속에 경기도 성남시가 24일 분당구 구미동 송전탑 철거공사 완공을 자축해 3천만원을 들여 '송전선로 지중화 사업 준공 기념 콘서트'를 개최하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콘서트 포스터. 2013.10.22 ktkim@yna.co.kr

시는 "주민 숙원사업이자 오랜 집단민원을 해결하고 도시미관, 생활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을 기념하려는 목적"이라며 "주민 갈등 해소와 화합의 장으로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밀양 송전탑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콘서트 개최 소식이 알려지면서 적절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 트위터리안(@red****)은 "송전탑 때문에 삶의 터전을 빼앗겨 고통받는 밀양 주민들을 조금이라고 생각한다면 콘서트까지 하면서 요란스럽게 기념할 필요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다른 트위터리안(@nick***)은 "송전탑 지중화는 10여년 만에 이뤄진 기념할만한 일"이라며 "다른 지역 문제를 무리하게 성남지역과 연관시키는 건 어패가 있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성남시와 공사비를 분담하고 지중화 사업을 맡아 시행한 한국전력은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한전은 "민감한 시기에 기념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공동 개최를 거부했다"며 "우리 쪽에서는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행사비 3천만원의 지출을 놓고도 양측의 설명이 엇갈렸다.

성남시 측은 "시가 별도 예산을 지출하는 게 아니라 지중화 사업비에서 지출하게 된다"고 설명한 반면 한전 측은 "지중화 사업비로 지출할 수 없고 성남시가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전선로 지중화는 신성남∼신안성 345㎸ 송전선로 가운데 구미동 머내공원∼불곡산 2.5㎞ 구간을 지하로 이설하는 사업이다.

분당신도시 건설로 택지개발지구 중심부 서현동에 있던 송전탑을 1993∼95년 구미동으로 이전했다가 구미동까지 택지로 개발되면서 집단민원이 발생했다.

구미동 주민 1천78가구 3천여명이 1995년 9월 송전선로 지중화를 요구한 이후 10년 진통 끝에 2005년 5월 사업비(1천258억원)를 성남시(55%), 한전(45%)이 분담하기로 합의해 지중화 공사가 진행됐다.

지난해 11월에는 지하 전력구 송전선 인입시설(헤드부지)로 철탑 2기를 새로 설치하는 과정에서 인근 주민들이 반발해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지하 전력구 공사와 기존 송전탑 9기 철거는 지난 6월 말 끝났고 11월 말 준공 목표로 기존 철탑 부지 조경과 신규 철탑 차폐·도색 공사가 진행 중이다.

kt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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