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류현진(26,LA 다저스)은 지쳐 있었다.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승리, 더불어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역투를 펼친 그는 온몸에 힘이 없다고 말했다. 자신이 가진 모든것을 쏟아낸 자의 특권과도 같은 한숨이었다.

류현진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서 7이닝동안 3피안타 무실점으로 눈부신 호투를 펼치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류현진은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 승리투수가 됐고, 다저스는 1승 2패로 월드시리즈 진출 희망을 이어갔다.

경기가 끝난 뒤 류현진은 "2패로 몰려있던 상황이라 오늘만은 이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전력투구를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면서 "약간의 긴장이 오히려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또한 류현진은 "오늘 승리와 WBC, 올림픽, 한국시리즈 모두 비슷한 긴장과 함께 던졌다"면서 "초반에 실점을 안 하고 끌고간 덕분"이라고 했다.

이날 류현진은 경기 초반 계속 95마일(약 153km)를 찍으며 강속구를 뿌렸다. 이에 류현진은 "몸을 풀 때부터 컨디션이 좋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또한 류현진은 "(라미레스와 이디어의 부상이) 아무래도 다른 선수들에게 힘을 준다"면서 "그들이 참고 경기에 출전하니까 나도 어떻게든 도움이 되려고 했다"고 인정했다.

공식 인터뷰가 끝난 뒤 류현진을 클럽하우스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거기에서는 좀 더 솔직한 이야기가 나왔다.류현진은 '더 던질 수 있을 것 같았냐'는 질문에 "오늘은 더 이상 못 던질것 같다. 힘들어 죽겠다"고 말했다. 그 만큼 류현진은 그라운드에서 온 힘을 쏟았다.

류현진은 클럽하우스를 나가면서 "1회부터 이렇게 세게 던진 건 오늘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지난번 등판에서 초반 부진을 겪었던 류현진은 이렇게 부진의 오명을 깨끗이 씻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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