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앞에서 17일째 단식 노숙 농성 중이던 조합원 119구급대에 실려가..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 본부 앞에서 단식 노숙 농성 중이던 조합원이 끝내 건강 이상 증세로 119구급대에 실려갔다.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이하 건산노조) 소속 이송연 지구장은 ‘진병준 위원장 탄핵’과 ‘조합원들을 위한 노조 운영’을 외치며 지난 10일부터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소재 한국노총 본부 앞에서 천막을 치고 무기한 단식 노숙 농성에 돌입했으나 단식 농성 17일째인 26일 몸으로 느껴지는 ‘쇼크’ 등 이상증세와 통증을 호소하다 주변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합원들이 119구급대를 불러 인근 병원으로 호송됐다.

이송연 지구장은 29일 오전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119구급대에 실려 병원으로 호송됐지만, 각종 검사를 마친 후 (링거 등) 주사를 맞고 4시간 만에 다시 ‘천막’으로 돌아왔다”면서 “아직은 (투쟁할 체력이) 충분한 것 같아서, 다시 (단식 노숙농성을) 시작했고, 그 후로 3일째다”라고, 농성 상황을 전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이송연 지구장이 26일 연맹 본부앞 단식 농성 17일만에 몸에 이상 징후가 생겨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호송됐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이송연 지구장이 26일 연맹 본부앞 단식 농성 17일만에 몸에 이상 징후가 생겨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호송됐다.

이송연 지구장은 “건강이 그런 지경인데 다시 단식 농성을 이어갈 수 있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끝까지 가겠다.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대답하면서 “언제까지가 끝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엔 “진병준 위원장 탄핵이나 자진 사퇴까지다. 그때까지 나는 절대로 물러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다시 한 번 심기일전한 결기를 다졌다.

이송연 지구장은 다시 “단식이 오늘로서 20일째다. 병원에선 건강엔 별 지장이 없는데, 단식으로 인해 간에 약간의 무리가 있고, 전해질이 부족한 상태라고만 했다”면서 “20일째 되는 동안 총연맹이나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측에선 아무도 나와보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엔 “전혀 그런 일이 없었다. 조합원들을 위한 노동조합이 아닌 것 같다. 조합원들 일에는 참으로 무심한 사람들이다. 이송연 지구장의 경우 수년 동안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과 총연맹에 조합비와 연맹비를 낸 사람인데, 사람들이 어떻게 이렇게 몰인정할 수 있나?”라고 성토했다.

단식 노숙 농성 20일을 전후해서 이송연 지구장의 건강에 이상 신호가 감지되자, 같은 건산노조 소속 조합원들 가운데는 이송연 지구장의 단식 노숙 농성을 릴레이로 이어가자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이들 조합원들 가운데는 “단식 농성을 함께하겠다”는 동지들도 있고, “릴레이로 뒤를 이어 단식 노숙 농성에 돌입하겠다”는 조합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들은 이구동성으로 “그는 이어 “어떻게 노동조합 위원장이라는 사람과 그 간부들이 조합원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일터에서 쫓아내며, 옳은 말을 하는 같은 조합원들에게 막말과 욕설을 퍼부을 수 있는가? 이게 노동자를 위한다는 노동조합인가? 이번엔 반드시 바꾸어야 한다. 우리 조합원들이 살 길은, 오직 조합 지도부를 완전히 갈아 엎는 수 밖에 없다”고 개탄했다.

이송연 지구장의 단식 노숙 농성장 주위에서 상황을 주시하는 한 조합원은 “이송연 지구장의 몸무게가 10Kg이상 빠졌다. 옆에서 지켜보기가 안타까울 뿐”이라면서 “정말, 이러다 무슨 일이라도 난다면, 그것은 완전히 진병준 위원장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갑자기 이송연 지구장이 (몸이) 힘들다고 호소하기에, 급히 119구급대를 불렀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들이 이송연 지구장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서, 병원으로 옮겨야겠다고 판단하고, 119구급대 환자호송 차량을 이용해 인근 병원으로 싣고 갔다”면서 “병원에서 검진결과는 어떻게 나왔느냐?”는 본지 기자의 질문엔 “몸에 큰 이상은 없지만, 오랜 단식으로 간 수치와 전해질 수치가 많이 떨어졌다고 한다. 가급적이면 단식을 끝내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이송연 지구장의 결의를 말릴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송연 지구장은 단식 농성 돌입 초기에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진병준 위원장은 물러나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이렇게 잘못된 수법으로 노동조합을 이끌면서도 반성도 없이 오히려 건설현장에서 자신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조합원들이 일을 못하게 쫓아내고 있는 악행을 저지르고 있는데, 이제는 더는 두고 볼 수 없어서 이렇게 연맹 본부 앞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하게 됐다”고 단식 농성에 들어간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아울러,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건설기계분과 김창학 지부장이 성범죄와 수 억대의 금품갈취 등의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이 진행되면서 촉발된 진병준 위원장 체제에 대한 반발은 점차 확산되어 지난 25일 오후엔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김동명 위원장 부정선거까지 관련자 김동명 위원장과 진병준, 육길수 등 조합 간부들이 경찰청에 수사 의뢰되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국 반부패공공범죄수사과에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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