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 “황조롱이 때까치, 왜가리, 딱따구리 등 야생조류 보호 대책 마련”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우리나라 야생 조류를 보호하자는 조례 제정 움직임이 경기도에서 마련됐다. 경기도는 “야생조류 충돌사고 이제 스톱”이라며 ‘조례 제정 등 야생조류 충돌 저감 대책 마련’에 나선 거다.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야생조류는 계절에 따라 한반도를 찾는 각종 철새들을 비롯해서 독수리와 까마귀, 장끼와 까투리, 참새와 박새, 딱따구리, 직박구리, 송골매, 황조롱이, 왜가리, 해오라기 등 매우 다양하다.

손임성 경기도 도시정책관은 22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온택트 기자회견을 열고 ‘야생조류 충돌 저감 조례 제정’ 등 경기도 차원에서의 야생조류 보호 관련 대책 마련을 발표했다. 이는 최근 2년간 전국 합계 1만5892건의 26%에 해당하는 조류가 건물 내부의 개방감과 도시미관 증진을 위해 투명 인공구조물이 늘면서 야생조류 충돌사고가 증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손임성 경기도 도시정책관이 22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생조류 충돌 저감 조례 제정' 등 대책마련을 발표했다.
손임성 경기도 도시정책관이 22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생조류 충돌 저감 조례 제정' 등 대책마련을 발표했다.

경기도의 대책은 우선 건물 내부의 개방감과 도시미관 증진을 위해 투명 인공구조물이 늘어나면서 야생조류의 충돌사고가 증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건물 충돌로 죽음을 맞는 조류수는 경기도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상황이다.

손임성 도 도시정책관은 22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는 야생조류를 비롯한 우리 주변의 동물이 인간의 안전 및 생명과 직결되는 소중한 ‘공존’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도민과 함께 새롭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공존을 위한 작은 배려의 하나로 경기 조류충돌 예방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도내 높은 건물의 유리창에 충돌해 죽음을 맞는 새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도는 야생조류가 투명방음벽 등에 부딪혀 죽는 사고를 막기 위해 시‧군 공모를 통해 투명방음벽에 일정 규격의 무늬를 넣는 시범사업을 실시하는 야생조류 충돌 저감 조례 제정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시‧군 공모를 통해 투명방음벽에 독수리 등 일정 규격의 무늬를 넣는 시범사업도 실시하기로 했다.

2018년 환경부의 의뢰로 국립생태원에서 수행한 ‘인공구조물에 의한 야생조류 폐사 방지대책 수립 연구’는 전국적으로 연간 약 788만 마리의 야생조류가 투명 인공구조물에 충돌로 폐사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자연생태를 직접 관찰‧기록‧공유하는 온라인 기반 자연활동 공유 플랫폼 ‘네이처링’에 따르면 최근 2년간 도내에서 4168마리의 조류충돌이 발견됐다. 이는 전국 합계 1만5892건의 26%에 해당하는 수치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도는 앞서 야생 조류 충돌사고 예방을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4개 실‧국 10개 팀이 참여하는 전담조직(T/F)을 구성했으며 ‘작은 배려로 사람과 동물이 공존 가능한 경기도’라는 비전 아래 ‘3대 추진전략’을 수립했다.

추진 전략은 먼저 도민이 직접 참여하고 공감하는 조류충돌 방지 정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도 및 시‧군 자원봉사센터와 함께 이달 중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100여명 규모의 민간 모니터링 단을 구성할 방침이다. 민간 모니터링단은 시범사업 대상지를 중심으로 야생조류 충돌사고에 대한 체계적인 점검을 할 방침이다. 시범사업 대상지는 ‘네이처링’에 기록된 충돌사례 등을 토대로 도민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선정하게 된다.

경기도는 이와 함께 도내 투명 인공구조물에 조류충돌 방지지설 시범사업을 시설별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시범사업은 2019년 5월 환경부 지침에 제시된 5×10 규칙을 적용, 투명 인공구조물에 수직간격 5cm, 수평간격 10cm 미만의 무늬를 넣어 야생조류가 투명 구조물을 장애물로 인식토록 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도는 기존 조류충돌 사례를 토대로 오는 3월 시‧군 공모를 통해 투명 인공구조물 2곳 이상을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할 방침이다.

경기도는 먼저 직접 관리하는 화성시 매송면 국지도 98호선의 투명방음벽에 2000만원을 지원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여기에 안성 불현~신장, 김포 초지대교~인천, 파주 적성~두일 등 올해 투명방음벽 설치가 예정된 신설 도로 3곳에는 1억6000여만원을 투입해 시설개선의 효율적 추진 차원에서 전면적으로 조류충돌 방지 시설을 설치한다.

조류충돌 방지 시설 설치에는 도 산하 공공기관도 참여한다. 도 산하 공공기관에서 소유, 관리, 운영 중인 유리외벽 면적 100㎡ 이상의 청사 총 29동 중, 해당기관의 예산 여건을 고려해 도 자원봉사센터와 함께 사전점검 후 시범적으로 조류충돌 방지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도는 아울러 조류충돌 저감 조치의 실행과 조류충돌 방지시설 확산이 제도화 될 수 있도록 조례 제정 등도 추진하는데, 이는 경기도의회의 협조를 통해 ‘(가칭)야생조류 충돌 저감 조례’ 제정을 추진해 큰 틀의 자치법규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또 조류충돌 저감 방안을 반영해 기존 ‘경기도 방음벽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개선하고, 도에서 시행‧관리하는 도로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친환경 방음벽 설치기준’을 오는 3월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여기에 도의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에 대해 조류충돌 저감 조치를 의무화하고 그 외 국가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에 대해서는 권고조치를 하도록 할 계획이다.

손임성 경기도 정책관은 “그간 인간 생활의 편리, 건축물과 도시의 미관을 위해 아무런 배려 없이 설치해왔던 투명 인공구조물에 소중한 공존의 대상이 무수히 희생되어 왔다”며 “경기도가 계획한 야생조류를 위한 배려는 인간으로서 베푸는 ‘선택적 측은지심’이 아닌, 동등한 생태계 구성원으로서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라도 당연히 해야만 했던 ‘의무적 배려’의 시작”이라며 도민들의 관심과 응원을 당부했다.

한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해 11월 하남시 미사중학교 인근 투명방음벽 200여m 구간에서 자원봉사자들과 충돌방지테이프 부착 봉사활동을 한 뒤 “벽에 작은 스티커만 붙여도 새들이 방음벽을 알아차릴 수 있어 충돌을 현저히 감소시킨다고 한다”면서 “조금만 노력하면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도민들의 관심을 촉구한 바 있다.

이재명 지사는 과거 성남시장 시절에도 우리나라 대표적인 비육용 동물 밀도살로 악명이 높았던 경기도 성남시 소재 전통시장인 모란시장을 크게 개선하고 현대화 하여 흑염소와 개, 천둥오리 등 각종 동물의 밀도살 방지와 정육용 가축을 제외한 동물들의 밀거래 관행을 크게 개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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