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재건축 비리 관련 김정우 의원, 조은희 상대로 ‘집중포화’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조은희 서초구청장에 대한 주민들의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아울러 조은희 구청장이 소속된 국민의힘 소속 구의원들까지 구의회 본회의장을 집단으로 퇴장하면서 지역 유권자들의 비판까지 봇물을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의힘 소속 구의원들은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소재 서초구의회(의장 김안숙)에서 진행된 제304회 본회의에 참석했으나,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정우 구의원의 긴급현안질의에 앞서 일제히 회의장을 퇴장함으로써 반쪽의회를 연출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과 국민의힘 소속 서초구의회 의원들에게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소재 원베일리 재건축 현장 모습, MBC 피디수첩 방영 화면을 갈무리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과 국민의힘 소속 서초구의회 의원들에게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소재 원베일리 재건축 현장 모습, MBC 피디수첩 방영 화면을 갈무리했다.

이에 대해 분기탱천한 김안숙 의장은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국민의힘 소속 구의원들이 사전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퇴장하는 것은 현재까지 밀린 주민민원과 지역 유권자들이 제기하고 있는 현안 등 민생을 완전히 포기한 행태”라고 지적하면서 “이날 국민의힘 소속 구의원들이 일제히 퇴장하는 상황을 연출한 것은, 조은희 구청장을 상대로 한 현안질의를 당리당략에 따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방패막이’로 지역 유권자들을 크게 실망시키는 행위”라고 날선 지적을 가했다.

김안숙 의장은 특히 “지금 본회의장 밖에는 반포지구 재건축 사업과 관련해서 주민들이 단체로 와 계신 상황인데, 이처럼 주민들이 보고 있는 상황에서까지 의회에서 집단퇴장으로 반쪽의회를 만들어 의회를 파행으로 이끈 것은 지역 주민들을 완전히 무시하고, 지역 민생을 팽개친 것으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이런 식으로 사사건건 의회 발목을 잡는 것은 다반사”라면서 “이것 행태는 유권자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정치도 아니다”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실제로 이날 서초구의회를 찾은 반포지구 원베일리 재건축조합 조합원 J모씨와 N모씨 등은 이구동성으로 “우리는 집안 전체가 ‘뼈속까지 보수(정치적 보수성향의 열렬 지지자)’였는데, 이번에 조은희 구청장과 구청직원들, 구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의 행태를 보면서, 향후 절대로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자신들을 뽑아 준 지역 주민들이 여기에(서초구의회) 왔는데, 어떻게 우리들이 보는 앞에서 모조리 본회의장을 퇴장할 수 있느냐?”고 격분한 마음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조합원 N모씨는 본지 기자와 별도로 만난 자리에서 “현재 우리 재건축단지(원베일리 재건축단지) 조합은 조합장부터 조합운영진까지 갖은 비리와 불법적 행태가 만연돼 있다. 일단 지상파 MBC 피디수첩에서 1차분 방송이 나갔는데, 오는 3월 2일 2차분 방송이 방영될 예정”이라면서 “방송에서 취재 보도하는 내용은 시간적 한계로 ‘빙산의 일각’이고, 조합원들이 수집한 내용은 그보다 훨씬 많은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시 “취재 과정에서 보면, 구청측이나 구의회 등에서 ‘재건축조합 비대위’라는 명칭을 쓰고 있는데, 비대위가 구성되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비대위를 구성하자면 정상적인 조직과 운영체계 등이 있어야 하는데, 우린 비대위를 구성하지도 않았고, 구성할 수 있는 여건도 아니다. 다만, 현재의 재건축조합이 이런저런 비위가 많고, 조합에 대해 각종 부당한 운영 의혹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 대해 반대하는 조합원들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조은희 서초구청장에게 민원을 제기해 보았느냐?”는 본지 기자의 질문엔 “수차례 민원도 넣었고, 재건축 담당자에게 민원제기도 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조합측 입장만 확인해줄 뿐 이렇다할 조치는 전혀 없었다. 심지어 이웃 지역 출신의 김정우 의원(서초2,4동)이 본회의에서 누차 지적까지 했지만, 조은희 구청장은 동문서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어찌보면 조은희 구청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구청 행정은 손을 놓고 있는 것 같다.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김정우 의원은 제304회 본회의 조은희 서초구청장을 상대로 한 긴급현안질의를 통해 “서초구에는 재건축사업이 많은데 재건축 조합 민원에 관해 말씀드리겠다”면서 “▲ 과도한 인센티브 지급 ▲ 재건축조합에 대한 지자체의 행정 명령 및 조치 ▲ 서초구 분양가심의위원회 차원의 적정 분양가 검증 ▲ 조합원에 대한 부당한 동호수 추첨 오류 ▲회의록 부실 공개 ▲ 조합 임원들에 대한 특혜 대출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 “각종 의혹으로 인하여 재건축사업의 공익에 반할 수 있는 일련의 행위에 대해 조은희 서초구청은 법에 규정한 명령, 조사, 분쟁조정, 시정요구 등을 위해 특별점검반 구성 등 책임 있는 행정조치를 할 의향이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관내 재건축에서 과도하게 높이 책정된 분양가 문제는 문재인 정부 국토교통부의 주택정책 실패에 기인한 논란”이라는 취지로 답변하면서 ‘동문서답’이라는 지적을 받는가 하면 일부 문제 제기에 대해선 “다시 자세히 들여다 보겠다”는 식의 원론적인 답변으로 이날 구의회에 달려온 재건축 조합원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한편, 이날 구의회 본회의장을 일제히 박차고 퇴장했던 국민의힘 소속 구의원들은 이튿날인 25일 오후 해당 조합원들을 서초구의회 회의실에서 별도로 만나 ‘집단퇴장’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하고, 반포 지역 재건축 조합 관련 불만을 쏟아내는 조합원들의 민원을 청취했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서초갑 지역위원회(위원장 이정근)도 재건축조합 내부적인 갈등을 지역 현안으로 간주하고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이정근 위원장은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원베일리 재건축조합 문제는, 비록 지역적 갈등이고, 조합원들 사이의 사유재산권적 문제로 치부할 수 있겠지만, 조은희 서초구청장의 방만한 행정에 의해 갈등이 증폭된다면 정치권적 차원에서 심도 있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면서 “조만간 조합원들과 만나 허심탄회하게 문제점들을 점검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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