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부장관의 3기 신도시 발표에 가열되는 과천시와 서초구 대립 첨예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서초구 인근에 과천시의 하수종말처리장 설립? 똘똘 뭉친 서초구의회 “과천 하수처리장 이전 계획 철회하라!”, 서초구의회(의장 김안숙)가 30일 긴급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과천시의회가 지난 22일 시의회를 열고 서초구의회가 반대하는 하수종말처리장 설립안을 국토교통부가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데 대해 서초구의회 차원에서 과천시의회를 맹렬히 비판하고, 서초구 우면동 소재 우솔초등학교와 서초유치원이 있는 주거단지내 교육 환경 인근에 과천시가 설립하려는 하수종말처리장 건설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출석한 김현미 장관은 20여 차례 주택정책 및 3기 신도시 계획,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갈등의 불씨는 엉뚱하게 과천시와 서초구로 튄 모양새가 됐다.

서초구의회 김안숙 의장(뒤)과 최종배 부의장(앞)이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소재 서초구의회에서 긴급 임시회 본회의에서 과천시의 하수종말처리장 신설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면서 반대입장을 담은 결의안을 발표하고 있다.
서초구의회 김안숙 의장(뒤)과 최종배 부의장(앞)이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소재 서초구의회에서 긴급 임시회 본회의에서 과천시의 하수종말처리장 신설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면서 반대입장을 담은 결의안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민의힘 소속 국토교통위원회 위원들에게 집중 공격을 받은 바 있다. 김현미 장관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 또는 국정감사에 등장할 때마다 국민의힘은 김현미 장관의 주택정책 및 부동산정책 실패론을 들고 나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웠다.

국회에서는 서초구을 지역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이 지역 현안인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국토교통부와 조율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박성중 의원실 보좌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서초구 인근 경계지역에 하수종말처리장 설치 문제에 대해 자주 접촉하고 있다”는 거다.

지자체 서초구의회는 이날 김안숙 의장과 최종배 부의장을 중심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과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일치 단결해서 과천시 하수종말처리장을 우면동 인근으로 옮기려는 계획과 관련한 철회 촉구 결의안을 의원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김안숙 의장은 이날 열린 긴급 임시회 본회의에 대해 “주민들의 생활환경을 지키려는 노력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면서 이날 긴급 임시회 본회의 개최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에 앞서 과천시의회는 지난 22일 과천 공공주택지구(이하 과천지구) 하수처리장 위치와 관련, 국토부가 원안 개발을 이행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는데, 과천시에 3기 신도시가 완성되면 필수적인 편의시설인 현재의 하수종말처리장이 현재의 위치에서 확장되거나 또 다른 지역에 추가로 건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2일 오전 과천시의회 본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연 제갈임주 과천시의회 의장, 고금란 부의장 등 시의원 7명은 “지구계획안을 접수한 지 이틀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하수처리장 위치 조정부터 요구하는 국토부의 처사에 심히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과천시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행위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시의회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16일 과천지구 사업 시행자인 LH, 과천도시공사 등을 대상으로 과천시 하수처리장 입지 대안을 모색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해당 하수처리장 위치를 놓고, 과천시는 인접한 서울 서초구와 수년째 줄다리기를 이어오고 있는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8년 과천동·주암동 일원 155만㎡를 3기 신도시 개발부지로 지정됨에 따라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하수처리를 위해, 과천지구 동측에 ‘양재천변 복합 침수공간 및 환경과 창의교육형 물 순환 테마파크’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수종말처리장을 지하화하고 지상에는 물 테마파크를 조성할 예정이지만, 서초구의회 최종비 부의장은 “초등학교와 유치원이 자리하고 있는 서초동 소재 우면산 자락에 자리 잡은 환경 청정지역이자 교육환경이 잘 조성된 지역에 혐오시설을 둘 수 없다는 서초구민들의 강력한 반대와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과천시와 서초구가 갈등이 최고조에 달해 있는 상태”라고 지역 민심을 전하면서, 국토교통부를 향해 날선 비판을 가했다.

서초구의회 의원들은 이런 과천시의 계획에 대해 “현재 사용 중인 하수종말처리장을 확장해서 사용하면 될 사안을, 공연히 서초구와 인접한 경계지역인 과천시 주암동에 추가 건설하겠다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고, 지역 갈등을 조정해야 할 정부(국토교통부)가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는 모양새”라는 입장이다.

과천시와 서초구가 이런 갈등을 놓고 수년째 대립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월에는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LH가 단독으로 발표한 마스터플랜 설계 공모에서, 하수처리장 위치가 과천지구 중앙에 위치한 지하철 4호선 선바위역 맞은편으로 나오면서 이번엔 오히려 과천시민들이 크게 반발하며 역풍을 맞기도 했다.

이렇듯 두 지자체 시민들 간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과천시의회는 과천지구 동측이 하류에 위치, 자연유하를 통해 하수처리에 유리한 점을 들어 원안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갈임주 과천시의회 의장은 “법적 테두리 안에서 하수처리장을 설치하고 상생할 방안을 적극 고민하고 협조하겠다”면서도 “현안대로 처리장 위치를 정하고 지구계획을 승인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런 과천시의회 입장에 대해 서초구는 분기탱천한 상태다. 서초구의회는 여야가 하나로 똘똘 뭉쳐, 30일 긴급 본회의를 통해 과천 하수종말처리장을 우면동 우솔초등학교 앞 맞은편 과천시와 경계지역인 주암동에 신설하려는 계획과 관련해 본격적으로 ‘철회’를 촉구하고 나선 거다.

과천시 하수종말처리장 철회 촉구 결의안을 발의한 최종배 부의장은 이날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과천시가 염치없는 것이다. 또한 국토교통부 박선호 제1차관이 소유한 토지가 현재의 하수종말처리장 인근에 있어 ‘고위 공직자 이해충돌의 소지’를 의심받는 상황이라면, 박선호 차관은 정부의 고위 공직자로서 스스로 이해충돌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책임 있는 조치를 해야 마땅하지 않겠는가?”라면서 “이전을 계획한 부지 가까이에는 초등학교와 유치원 등 ‘교육환경보호구역’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하수종말처리장의 이곳 이전은 현행 법률에도 위반되는 사항”이라며 과천시와 박선호 차관을 향해 날선 비판을 가했다.

그러나 정작 박선호 제1차관은 지난달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장감사장에서 본지 기자화 만난 자리에서 “저는 아무런 상관이 없고, 상관도 하지 않았다”면서 “당사자는 아무런 것도 하지 않았는데, 필요 없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라고 관련 의혹에 대해 잘라 말했다.

김안숙 의장 또한 본지 기자에게 제공한 과천시 환경 관련 부서에서 답변한 ‘정부 신문고’ 내용을 제공하며 “과천 하수종말처리장은 기존의 부지에 증설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안이라는 감사원과 환경부 발표가 이미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천시가 하수종말처리장을 서초구 우면동 인근으로 이전하려는 것은 본래 계획을 뒤집은 게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서초구의회와 주민들 민심이 이처럼 들끓고 있는 가운데 과천시는 또 다시 한국주택공사(LH)를 내세워 관련 지구계획 승인 신청서를 2020년 10월 14일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제출했다. 최종배 부의장은 이에 대해 “과천시는 하수종말처리시설 설치와 관련한 용역을 실시한 용역 결과서를 지금까지도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주거단지와 학교 앞에 하수처리장이 들어온다는 것은 법률적으로도 합당하지 않기 때문에, 해당 사안은 검토조차 해서는 안 되는 사안이다. 과천시는 지금 당장 용역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초구의회 의원들은 이날 임시회본 회의가 끝난 후 하수종말처리장 이전 계획 부지인 서초구 우면동 소재 우슬초등학교 주변을 찾은 뒤 우면동 이전계획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는 주민들을 격려했다. 서초구의회에서 이날 채택한 과천 하수종말처리장 이전계획 철회 촉구 결의안은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해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과 환경부장관 등 중앙부처와 서울특별시, 과천시장 등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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