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건설현장 곳곳에서 ‘무소불위’의 일감 빼앗기 행태?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또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연맹(이하 건설노조)와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노조(이하 건설산업노조) 소속 건설노동자들이 건설현장 일감을 놓고 전국 곳곳에서 일감을 놓고 ‘평행선 갈등’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이들 양대 건설노조의 ‘불법적 일감 빼앗기’ 다툼을 제어해야 할 정부 기관이 오히려 행정의 손을 놓고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하지만 정작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는 이런 ‘불법적 일감 빼앗기’에 대해 억울하다며 한국노총 측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노조 서울경기지부 정인화 사무부장과 김성종 서경 제2지대장은 30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서희건설 본사를 찾아 소규모 집회를 열고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소재에서 정부의 외국인 방역에 관한 조치를 무시하고 외국인을 불법적으로 고용한 업체와 함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폭로하고 “해당 공사현장의 원청사인 서희건설은 우선적인 이익에만 눈이 어두워 이런 불법 건축 행위를 묵인한 채 문재인 대통령까지 직접 진두지휘에 나선 K-방역 조치를 비웃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노총조합총연맹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건설현장분과 서경지부 동부 제2지대 김성종 지대장과 소속 조합원들이 30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서희건설 본사 앞에서 건설현장에서 외국인 불법 고용을 묵인하고 있다면서 서희건설을 맹렬히 규탄하고 있다.
한국노총조합총연맹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건설현장분과 서경지부 동부 제2지대 김성종 지대장과 소속 조합원들이 30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서희건설 본사 앞에서 건설현장에서 외국인 불법 고용을 묵인하고 있다면서 서희건설을 맹렬히 규탄하고 있다.

한국노총 건설산업노조는 동남아 외국인으로 보이는 이들이 지난달 29일과 30일 새벽 무렵 역북동 건설현장 안전을 위해 설치한 금속 성분의 안전울타리를 뜯고 현장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당긴 영상을 본지 기자에게 제공하면서 “서희건설로부터 골조부문 하청공사를 맡은 골조 전문건설업체 흥석건설과 미두건설은 이미 정부 당국으로부터 ‘외국인 채용 제한’ 처분을 받은 업체인데, 이와 같은 사실을 서희건설 측에서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이들 업체가 외국인을 불법적으로 고용하고 건설현장 컨테이너박스에 집단 합숙을 시키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오늘 서희건설에 항의 집회를 하러 온 이유는, 하청업체가 이미 불법적으로 동남아 등 외국 출신의 노동자를 무분별하게 고용하고 있고, 이들 외국인들은 평소 작업 활동이나 외부 출입을 통해 접촉한 외부인들의 동선 파악 등 정부 코로나19 방역의 사각지역에 놓였음에도 불구하고 시공사 차원의 아무런 조치도 없다. 건축물 시공 단계부터 이렇게 불법으로 시작해서, 완공된 대단위 대중 주거시설에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가 안심하고 입주해서 살아갈 수 있겠느냐?”고 성토했다.

건설산업노조 지도부는 이에 더 나아가 “민주노총 건설노조도 마찬가지다. 평소 건설현장에선 일감을 빼앗기 위해 ‘외국인 불법 고용’을 약점 삼아 현장 시공사 측을 압박해왔는데, 이곳 역북동에선 이런 불법적인 외국인 노동자 고용에 눈을 감고 함께 작업하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면서 “이런 사실을 정부 인터넷 사이트 ‘신문고’에 신고도 했고, 출입국 관리 사무소나 방역 당국 등에도 진정했지만, 이렇다할 조치를 취하는 부서가 없다. 정부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정부를 향해서도 분기탱천한 원성을 쏟아냈다.

건설산업노조에 따르면, 서희건설의 역북동 서희스타힐스 현장과 유사한 ‘불법 외국인 고용문제’가 불어진 같은 용인시 수지구 소재 한 건설현장에선 조사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는 관할 경찰서에서 불법적으로 외국인들을 고용하고 있는 업체에 대해 강력히 행정을 집행하고, 외국인 고용에 대해 업체 측에 법적 책임을 물었다. 하지만, 서희건설 역북동 서희스타힐스 신축 현장을 관할하는 경찰은 이미 건설산업노조 측에서 외국인 불법 고용 문제와 방역 문제를 수차례 제기했어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날선 지적을 가했다.

관할 경찰서의 한 경찰관은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노조 측의 주장에 대해 “제보를 받은지 얼마되지 않아, 현재 고용노동부와 출입국 관리 사무소, 하청업체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휴일이 지나고 다시 한 주가 시작되면 주초(월요일)부터 본격적으로 관련 사실을 조사해서 결과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가 역북동 서희 스타힐스 현장 일감을 ‘싹쓸이’했다는 한국노총 건설산업노조의 주장에 대해, 민주노총 건설노조 경기지부의 한 간부는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임단협에 근거해서 채용이 됐을 뿐, 우리가 한노와 다툴 이유는 없다”면서 “외국인 불법 채용 문제 또한 단종(전문건설업체)업체에서 채용 권한을 갖고 채용한 일에 대해 우리가 관여할 여지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건설 원청사인 서희건설의 이명호 관리본부장은 30일 한노 집회시위 현장에서 본지 기자를 만나 “외국인이고 내국인이고 현장 노동자 채용 문제는 단종회사에서 채용하는 것”이라면서 “물론 원청사의 책임을 외면하는 것은 아니지만, 본사의 입장은 원활한 공사 진행을 위해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협화음에 대해 민주노총이든 한국노총이든 협의와 적절한 조정을 통해 고용하라는 게 본사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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