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수색, 박근혜 정권에선 경호 몸수색 어떠했을까?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야유를 퍼부었다. 국회 시정연설이 있은 28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의 내년 555조8천억원으로 편성된 예산안 국회 국회 통과를 위한 야당 협조와 대국민 설명을 위해 마련된 국회 본회의장 시정 연설에 앞서 국회는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국민의힘이 청와대 경호팀의 주호영 원내대표를 몸수색한 것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등장하는 순간 국민의힘 의원들이 야유와 저주가 섞인 고성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다소 지연시킨 이례적인 불상사가 발생된 거다. 물론 이날 청와대 경호팀은 지난 7월 국회 개원식에 참석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국회에 들어와 있던 외부인에게 ‘신발 투척’을 당하면서 혼쭐이 났던 경험이 있어, 경호라인을 대폭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하는 28일 국회 본회의장 국민의힘 의원들이 앉아 있는 의석에선 야유와 저주를 담은 고함이 터져나왔고,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이게 나라냐’ ‘나라가 왜 이래’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하는 28일 국회 본회의장 국민의힘 의원들이 앉아 있는 의석에선 야유와 저주를 담은 고함이 터져나왔고,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이게 나라냐’ ‘나라가 왜 이래’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8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사전 환담에 참석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경호팀으로부터 몸수색을 당했다. 국회 본회의장에 참석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고, 국회 출입기자들 사이에선 문재인 청와대 경호원들의 몸수색과 지금은 국정농단과 갖은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감옥에서 영어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박근혜 청와대 당시 경호원들의 행태가 비교됐다.

먼저 국회 본회의장 소란에 대해서 박병석 국회의장은 시정연설 시작에 앞서 “야당이 주장하는 것에 대해 철저히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합당한 조치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계속적으로 야유와 저주가 섞인 고성으로 일관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본회의장 입장을 장식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과도한 경호라는 지적도 나오긴 했지만, 현재 대통령 경호의전은 박근혜 정권 당시 만들어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여론의 무게를 얻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등장하고, 국회의장 앞 연설대에 선 이후에도 고성이 계속되자, 문재인 대통령은 박병석 의장을 바라보며 장내 정리를 요청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재차 “일단 그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말을 먼저 드린다”면서 “대통령 시정연설을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야당도 예의를 갖춰 달라”고 말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앉아 있는 방향에선 고함소리가 잦아들지 않았다.

시민사회단체의 한 인사는 이런 국회의장 상황에 대해 “코로나 정국에서 국회 실시간 방송이 활성화되어 전국적으로 국민들이 실시간으로 국회 소식을 접하고 있는 상황임을 뻔히 알면서도 국민의힘이 이런 행태를 보인다는 것은 국민을 조금도 안중에 넣고 있지 않다는 것의 방증”이라면서 “국민의힘이 진정으로 국민들을 위하는 올바른 정당 기조가 있다면 가장 먼저 국민의 눈을 의식해야 하는 것”이라고 날선 지적을 가했다.

한동안 이어지던 국민의힘 의원들의 고성이 박병석 의장의 중재로 멈췄고, 문재인 대통령은 그제서야 시정연설을 시작했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국회는 이날 본관 앞 계단 주변부터 외부인을 전면 통제했다. 이전에는 계단 앞까지는 외부인 출입이 허용됐다.

본관 로텐더홀에서도 문 대통령이 지나는 레드카펫과 취재진 사이에 통제선을 설치하기로 했다. 취재진은 각 취재 장소에 해당하는 별도의 비표를 배부받아 사전에 신청된 장소에서만 취재할 수 있도록 했다. 국회 사무처가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은 지난 7월 이른바 ‘신발투척 사건’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당시 ‘신발 투척’ 사건이란, 제21대 국회 개원식에 참석해 연설을 마치고 나오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보수성향 정창옥씨가 국회의사당 본관 2층 현관 앞에서 신발을 벗어 던지는 상황이 발생한 것인데, 정창옥씨는 사건 현장에서 즉각 청와대 경호팀과 경찰에 의해 체포돼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서울남부지법 즉결법정에서 김진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고, 정창옥씨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2시간 정도의 심문 끝에 청구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이에 청와대는 현장 경호를 책임진 경호부장을 대기발령 조치한 뒤 비현장 업무 부서로 전보하는 등 담당 요원들에게 징계 처분을 내렸고, 보수 진영에선 정창옥씨에게 ‘구두열사’ 또는 ‘신발열사’의 호칭을 달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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