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국토교통부는 꼴찌 공기업 안전원을 왜 감싸고 도나?”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타워크레인 안전 검사비용을 터무니없게 올리려는 정부 기관의 시도에 제동이 걸렸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무소속의 이용호 의원에 따르면 공기업 승격 2년차인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이사장 정순귀)이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건설기계 27종 가운데 유일하게 타워크레인에 대한 ‘안전’을 이유로 검사비용을 터무니없게 책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용호 의원(전북, 남원임실순창)은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국회 본청에서 2019년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이하 안전관리원)을 피감기관으로 하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안전관리원은 지난 2018년도 기타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국토교통부 산하 기타공공기관 10개 중 단독으로 최하 등급인 E등급(아주 미흡)을 받은 기관”이라고 소개하고, “탁월하게 꼴찌다. 탁월하게”라며 자조섞인 감탄사를 연발하고 이날 국감장에 배석한 국토교통부 이성해 국장을 국감장 답변대에 불러세웠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용호 의원(전북, 남원임실순창)이 14일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소재 국회 본청에서 열린 2019년 국정감사에서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에 대해 날선 지적을 가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용호 의원(전북, 남원임실순창)이 14일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소재 국회 본청에서 열린 2019년 국정감사에서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에 대해 날선 지적을 가하고 있다.

이용호 의원은 먼저 정순귀 안전관리원 이사장을 상대로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은 올해 2월에 기타공공기관에서 준정부기관으로 승격이 됐다. (이 기관은)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답변에 나선 정순귀 이사장은 “준정부기관으로서 (건설기계 관련) 검사기관으로서 나름대로 미션을 재설정해서 국민의 신뢰를 얻기위해,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용호 의원은 안전관리원에 대해 “리더십 및 전략기획 D0, 정부 권장정책 E+, 사회적 책임 D+, 조직 및 인적자원 관리 D0, 보수 및 복리후생 D0, 노사관계 D0, 주요사업 성과관리의 적정성 D+로 합계 점수 59.193점을 받은 이런 기관이 정부 공공기관으로서 자격이 되느냐?”를 문제 삼았다.

이용호 의원은 이어 “이런 정도 평가를 받으면 기관 문 닫아야 되는 것 아니냐?”면서 국토교통부 이성해 국장에게 “(안전관리원이) 올해부터 준정부기관이 됐다. 이런 정도 평가를 받는 기관에다 검사 기능을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성해 국장은 “지금 그래서 건설기계안전관리원에 경영을 혁신할 수 있도록 자체 혁신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그 결과에 따라서...”라고 답변을 더듬었다.

이용호 의원은 이에 대해 “어느 정도는 평가에서 보면... 제가 보기에는 여기서 아까 (정순귀 이사장의 발언 내용) 안전관리원에서 하는 공적 업무를... 이런 정도를 보면 믿을 수가 없다”면서 2018년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 관련 기타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표를 다시 읽었다. 이용호 의원은 그러면서 “이런 기관에 어떻게 공적 업무를 맡길 수 있겠느냐?”며 국토교통부가 안전관리원에 이양한 공적 업무를 문제 삼았다. 대한건설기계 안전관리원은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27종의 건설기계 중에서 일부 종목에 대해 안전 검사와 등록 관리 업무 등을 위임 받은 기관이다.

이용호 의원은 이에 더 나아가 “지금 건설기계안전교육센터 건립을 하겠다고 움직이고 있는데, 용인에 땅을 사지 않았느냐?”고 묻자 정순귀 이사장은 “6000평을 샀다. 땅 값은 24억원”이라고 대답했다. 이용호 의원실의 관계자에 따르면 안전관리원은 기존 8만원으로 책정된 타워크레인 검사비를 16만원으로 인상한 후 국민 안전을 이유로 ‘정밀 검사(비파괴검사)’ 등의 항목을 일방적으로 추가하면서 800만원으로 터무니없는 검사비용을 책정하려 했다는 거다.

이용호 의원은 국정감사장에 마련된 대형 모니터에 ‘소요예산 100억원(자체예산 30억원, 국가지원 70억원), 예산확보방안 : 정부보조 또는 검사수수료 인상’이라는 안전관리원의 실명제 사업내역서를 공개하고, “제가 볼 때는 안전관리원이 평가에서 꼴찌를 하고, 폐지해야할 정도의 기관인데, 국토교통부가 이런 기관에다 이런 정기검사, 정밀 안전 검사 (권한을 주는 것은 부적절하다) 국토부가 평가를 봐 가면서 해야 한다”고 날선 지적을 가했다.

이용호 의원은 이날 질의 말미엔 “국토교통부는 평가를 보아 가면서 하라,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하겠느냐? 안전을 위해서”라고 이성해 국장에게 지적했고, 이성해 국장은 “네”라고 대답하고 답변석을 떠났다.

한편, 본지 기자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이처럼 건설기계안전교육원 건립 자금으로 쓰기 위해 수백만원으로 인상하려는 타워크레인 정밀검사비용에 대해 타워크레인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펄펄’ 뛰는 모양새다.

이날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를 지켜보던 한국타워크레인협동조합 한상길 이사장은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지금 건설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임대사업자들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장기적인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해 타워크레인 업계는 울며 겨자 먹기로 ‘야적장 보관비’라도 아끼려고 손해를 보더라도 장비를 현장에 투입하려는 경쟁이 극심한 상황에서 정부에서 이렇게 아무런 근거도 없이 비현실적으로 인상한 검사비까지 내놓으라하면 이거야말로 결국 타워크레인 업자들은 죽으라는 것이고 탁상행정 공직자들의 ‘가렴주구’가 아닐 수 없다”고 성토했다.

한상길 이사장은 이어 “정부는 명확한 법률적 근거에 의해 검사비를 책정해야 하고, 이는 대국민 서비스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하지만 오히려 정부 기관인 국토교통부가 안전관리원에 대해 과도한 특혜와 권한을 주고, 안전관리원이 이를 교육원설립 자금조달 목적에 악용하려고 하는데, 이와 같은 행태는 향후 타워크레인 업자들뿐만 아니라 기타 건설기계 업종과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고 이는 곧 범국민적 ‘조세 저항’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국토교통부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강력한 경고를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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