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들 “문재인 정부의 천박한 반노동적 인식”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문재인 정부의 천박한 반노동적 의식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들에 대해 “없어질 직업”이란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발언이 노동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실제로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는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 노동자 직접고용과 자회사정책 폐기를 요구하며 지난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을 고발하겠다고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한국도로공사에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들이 110여일이 넘는 노숙농성을 이어오는 가운데, 이번엔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수납원은 없어지는 직업”이라는 발언을 해 노동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정의당 유상진 대변인이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논평을 내고 청와대 이호승 경제수석의 발언을 문제 삼고 신랄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정의당 유상진 대변인이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논평을 내고 청와대 이호승 경제수석의 발언을 문제 삼고 신랄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청와대 한 고위 관계자는 13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최근 근로시간 단축 보완입법 등 노동정책에 대해 노동계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는 질문이 나오자 “개별 회사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큰 도전이 오고 있다”고 말한 뒤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수납원이 없어지는 직업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발언은 기술과 산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탄력근로제의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설명하는 맥락에서 나왔다.

이같은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당사자인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박순향 민주노총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 부지부장은 14일 한 언론매체와의 대화에서 “노동자들이 잘리지 않는 ‘행복한 자회사’를 만들어주겠다고 한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의 말은 뭐였느냐?”면서 “수납원이 없어질 직업이기 때문에 자회사를 만들어 털어버리기로(없애버리기로) 한 ‘꼼수’가 드러난 만큼 더욱 죽기 살기로 직접고용을 위해 투쟁하겠다”고 비분강개했다.

민주노총도 같은날 보도자료를 통해 논평을 내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실명을 거론하며 해당 발언을 “천박한 노동인식”이라고 맹렬히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낸 논평 중에서 “청와대 이호승 경제수석이 13일 경제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하며 자신의 저속한 노동관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는 문장 속에서 “이 관계자 같은 노동관을 가진 인사들이 청와대와 기재부를 가득 채우고 있어 로봇 자동화 비율이 세계 1위인 우리나라 정부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고용과 노동에 대한 고민 없이 ‘산업혁명’을 찬양하기만 바쁜 것”이라고 날선 지적을 가했다.

민주노총은 이어 “국민에게 과도한 불안감을 줄 수 있는 경제위기설에 반박하는 것은 청와대 경제수석으로서 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뜬금없이 정부의 위장도급 범죄 피해자에 대해 위로는커녕 없어질 직업이라 악담하고, 개인으로서 노조 지도자와 조합원이 노동조합과 다른 이해관계를 갖는다고 근거도 없는 황당한 발언을 늘어놓는 것은 대체 무슨 정신인가”라고 이호승 경제수석의 정신상태를 문제 삼았다.

정치권에서도 이호승 경제수석의 발언은 문제가 됐다. 정의당 유상진 대변인은 이날 이호승 경제수석 발언 관련 “청와대 ‘톨게이트 노동자 없어지는 직업’ 발언, 노동 존중 사회는 어디로 갔나?”라는 제목으로 논평을 내고 이호승 경제수석의 발언을 맹렬히 질타했다.

유상진 대변인은 그러면서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분쟁 중인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노동자들을 지칭해 ‘없어지는 직업’이라는 망언을 내뱉었다”면서 “전체 노동자 중 일부만을 직접 고용하는 반쪽짜리 합의를 묵인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노동자를 폄하하는 지경까지 이른 것”이라고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들의 딱한 현실을 예로들며 지적했다.

유상진 대변인은 이에 더 나아가 “대체 노동을 어떻게 바라보는 것인지 그릇된 노동관이 개탄스러울 뿐 아니라 톨게이트 직원을 직고용하라는 대법원의 판결까지 무시하는 행태가 경악스럽다”면서 “정부는 이미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연장을 시도하는 등 반노동 행보를 서슴없이 일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노동 존중 사회를 외치던 모습은 이제 옛말이 되었고 재벌 존중 사회로 나아가는 모양새가 당연시 되고 있다. 노동자들을 탄압하던 지난 정권과 다른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라고 문재인 정권의 반노동적 행태를 통렬하게 비난했다.

유상진 대변인은 이날 논평 말미엔 “청와대는 발언에 상처 입었을 노동자들에게 사과해라. 또한 대법원 판결에 따라 모든 톨게이트 노동자가 직접고용이 될 수 있도록 진정성 있는 노력과 책임을 다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라고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를 향해 따끔하게 정문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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