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진 톨게이트 노동자들에게 구사대 동원한 한국도로공사 ‘맹비난’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21세기 구사대가 다시 등장했다. 한국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이 면담을 요구하며 경상북도 김천시 본사 건물을 점거한 전국 고속도로 요금소 수납원 노동자들을 강제 해산시키기 위해 구사대를 동원했다는 거다. 정의당 유상진 대변인은 이런 한국도로공사의 행태를 맹렬히 비난했다.

정의당 유상진 대변인은 1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논평을 내고 “결국, 이번 추석 내내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맘 편히 가족들과 함께하지 못하고 농성장을 지키며 각종 사측의 구사대와 경찰의 폭력진압에 노출되었다”면서 “한국도로공사의 이강래 사장은 노동자들이 힘들게 대법원의 직접고용 판결까지 이루어냈음에도 불구하고,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 모두를 여전히 직접고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치졸한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사실관계를 전제했다.

한국도로공사 김천 본사에 내걸린 현수막, 지난달 29일 대법원은 한국도로공사가 그간 불법적으로 파견 고용한 전국고속도로 수납원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노동자들은 하지만 한국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의 미온적인 방침에 크게 반발하고 한국도로공사 본사를 찾아 점거 농성 중이다.
한국도로공사 김천 본사에 내걸린 현수막, 지난달 29일 대법원은 한국도로공사가 그간 불법적으로 파견 고용한 전국고속도로 수납원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노동자들은 하지만 한국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의 미온적인 방침에 크게 반발하고 한국도로공사 본사를 찾아 점거 농성 중이다.

유상진 대변인은 이어 “여러 차례 강조했듯, 수납원 노동자들의 요구는 지극히 당연한 요구이다. 자회사를 통한 고용이라는 가짜정규직에 대해 사형을 선고한 대법원 판결에 따라 대상이 되는 같은 처지의 수납원들 모두를 원래 자리로 돌려놓고 도로공사가 직접 고용하라는 것”이라면서 “그런데 도로공사가 모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린 다음에 결정을 내리겠다면서, 나머지 노동자들을 자회사로 일방적으로 밀어 넣으려 하고 있다. 이는 공공기관이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무시하며 노동권을 유린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력히 경고해둔다”고 날선 지적을 가했다.

유상진 대변인은 다시 “도로공사의 방해와 정부의 방관 속에서 수납원 노동자들은 청와대 앞과 도로공사 본사에서 하루하루 힘든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문제의 근본 원인은 바로 문재인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있어 자회사를 용인해 준 데에 있다. 그러므로 청와대가 직접 나서야 한다. 톨게이트 노조의 직접고용은 앞으로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문제해결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청와대가 직접 나서 가짜정규직화인 자회사 꼼수를 금지하고, 직접고용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한껏 높였다.

하지만, 한국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은 입장이 다르다. 한국도로공사가 과거 불법파견 형식으로 고용 관계를 유지했던 톨게이트 수납원을 대법원의 지위확인소송 관련 확정판결에 따라 최대 499명까지 직접고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미 계약만료를 이유로 해자회사 전환에 새롭게 입사하지 않은 해고 노동자는 1500명에 달한다. 이강래 사장의 이같은 조치는 대법원이 소송 6년 만에 확정판결을 내린 데 따른 후속 조처다.

특히, 한국도로공사가 이들 해고 노동자들을 복직시켜 직접고용을 한다 해도 이들은 톨게이트 수납업무를 담당할 수 없다. 이에 더 나아가 한국도로공사는 현재 1심과 2심이 진행 중인 소송을 계속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결국 72일째 청와대 인근 청운동 치안센터 앞과 경부고속도로 서울요금소에서 고공 및 노숙 농성 중인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노조(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한국노총 톨게이트노조 등)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악랄한 방안”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경상북도 김천시 소재 한국도로공사 본사로 달려가 1층로비를 점거농성에 돌입했다. 16일로 8일째 점거 농성을 이어가며 “1500명 모두를 일괄 직접고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한국도로공사는 경찰의 조력을 받고 구사대를 동원해서 이들 수납원 노동자들을 강제해산 작전에 나섰지만, 일부 여성수납원들이 상의를 탈의하고 결사적으로 저항함으로써 강제 해산 작전은 무위로 끝이 났다.

반면, 구사대를 자청한 한국도로공사 노동조합(위원장 이지용)은 지난 14일 “경영진은 사태해결, 정부는 법치확립”이란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50년 한국도로공사 역사에서 유래 없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면서 “폭언과 폭행이 난무하고 험악한 욕설에 상처입고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상의탈의 투쟁’을 목도하는 상황까지, 지속적인 침탈행위가 자행됐다”고 오히려 책임을 수납원 노동자 측으로 돌렸다.

이에 대해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들은 1500명의 이름으로 즉각 “폭력진압 선동하는 그 입 닫으라”라는 제목 반박 자료를 내고 “참담한 마음으로 1500명 요금수납원은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이지웅 위원장은 도공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고 호들갑을 떨지만, 위원장이라면 침착하게 되돌아보길 바란다. 이 사태를 불러일으킨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라고 반문하고 이지웅 위원장을 향해 따금하게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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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 김천 본사에 내걸린 현수막, 지난달 29일 대법원은 한국도로공사가 그간 불법적으로 파견 고용한 전국고속도로 수납원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노동자들은 하지만 한국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의 미온적인 방침에 크게 반발하고 한국도로공사 본사를 찾아 점거 농성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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